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작은 기회부터 잡아보자
한 달에 두 번의 해외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에 다녀왔다가 돌아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어제 이번 달 말에 다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표표를 결제했다.
해외여행을 이렇게 자주 갈 수 있는 건 생각보다 간단하다.
호찌민 왕복 비행기는 21만 원에, 다낭은 19만 원에 구매를 했다. 호찌민에서는 대체로 현지 식당을 이용하다 보니, 한 끼에 3~4천 원 정도에 사 먹었다. 가끔은 비싼 음식을 먹기도 했다. 하지만 비싸도 만원 정도였다. 다낭 숙소도 1박에 만 원짜리 숙소로 예약해서 잘 계획에 있다.
누군 한번 해외여행 다녀오는데 왜 이렇게 아끼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MZ세대 용어를 잠깐 빌리자면, '플렉스'를 해야 하는 게 아닌지 의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도 '플렉스'를 한다. 다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과는 다를 뿐이다.
그래서 무엇을 하냐고?
나는 경험에 엄청난 사치를 부린다.
삶에서 탈출하고자 인생을 낭비하는 관광객은 되기 싫다. 그저 새로운 경험을 하는 여행자가 되어가고 싶다.
그 과정 중에 휴가 내고 곧 다녀올 다낭도 포함이다.
삶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생에서는 결정적인 기회가 3번이 온다고 한다.
사람마다 정확한 시점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시기는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대학 진학을 하기 전 학창 시절이다. 두 번째는 직장 생활을 막 시작했거나 약간 하고 있을 서른 살 무렵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은퇴 시점으로 본다.
그래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과연 그 기회를 잘 잡았을까?
불행하게도, 첫 번째 기회는 놓쳤다.
중학교 3학년 때 캐나다에서 이민 생활을 하고 있었다. 기러기 집안이었기에 약 3년 간의 생활 끝에 한국으로 돌아가던지, 혼자 남아 있을지에 대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다.
남아 있으면 경제적으로 뒷바라지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특별하게 캐나다에 남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엄청 후회했다. 대학에 입학해서는 '캐나다에 남아있을 걸' 더 후회했다.
그래도 괜찮다.
두 번의 기회는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두 번째 기회는 지금 진행 중이다.
나이 서른.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싶다는 의지가 엄청나다. 그리고 결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끔은, 좋은 가저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들기는 한다.
다들 여행을 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항상 못 가는 핑곗거리는 있다.
이걸 1957년에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인지부조화 이론 (Cognitive Dissonance Theory)으로 표현했다.
인지부조화 이론이란, '사람들이 자신의 태도와 행동 따위가 서로 모순되어 양립할 수 없다고 느끼는 불균형 상태'를 의미한다.
즉,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의 믿음이 틀렸다고 생각했을 때, 잘못된 믿음을 인정하기보다 현실을 자신의 유리한 방향성으로 왜곡한다. 다시 말해 특정 행동으로 인해 태도 또는 마음을 스스로 바꾼다.
페스팅거는 20세기에 60명을 대상으로 인지부조화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했다. 세 집단으로 나누고 아주 재미없고 반복적인 일을 시켰다. 그리고 두 집단, 한 집단에게는 1달러를 그리고 다른 집단에게는 20달러를 주고 정말 재밌는지 물어봤다.
놀랍게도 20달러를 받은 집단은 재미가 없었다고 했다. 반면, 1달러를 받은 집단은 대체로 재미가 있었다고 자기 합리화를 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컴퓨터과학 교수이던 랜디 포시 교수는 췌장암으로 사망하기 직전 마지막 강의를 남겼다. 시한부 인생을 산 그는 약 10개의 종양이 담긴 본인의 CT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게 사실이고 제 현실이다,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정하는 것은 제 몫이죠. 어떤 패를 손에 쥘 것인지 정할 수 없지만, 어떻게 플레이할 것인지는 정할 수 있죠"라고 이야기를 했다.
3번의 기회라고는 표현했지만 인생에서는 크고 작은 기회들이 많이 주어진다.
그 기회들을 잡아야 한다. 놓치고 나서, 그 기회는 '사실 나에게 주어진 게 아니다'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면 안 된다.
동남아나 일본이라도 잠깐 다녀와보자. 아니면 제주도 또는 부산, 여수 같은 곳도 좋다. 집 근처 카페도 괜찮다. 그저 내게 어떤 기회들이 주어졌는지 생각해 보고, 앞으로 어떤 기회들이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건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