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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파람휘 Jul 06. 2023

홀로 오롯이 떠나는 여행

자발적 고독을 즐기다

한동안 불면증에 시달리던 중 새벽에 쓰던 글을 시간이 지나 읽어보니 횡설수설하는 내 글이 어지러운 마음을 대변하는 거 같아 글을 한동안 안 쓰다 다시 글이 너무 쓰고 싶어졌다.


언제가 마지막 혼자만의 여행이었던가...

물론 부산에 건강이 좋지 않으신 아버지 뵈러 혼자 가거나 휴가를 내고 휴가가 아닌 척 혼자 전시회를 관람하거나 하는 나만의 시간은 내려고 했지만 정말 어떤 장소에 여행을 떠나는 건 영국에서 가족들이 오기 전 6개월 시간을 혼자 보냈던 17년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사실 이 또한 집, 차, 아이들 학교 알아보느라 훌쩍 가버린 시간들..)


나라는 사람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자발적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다. 물론 인간은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근데 나는 특히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여행지에 대한 두려움, 불안보다 안 가본 길에 대한 호기심, 도전이 강하고 이 길이 아니면 더 돌아가는 길이었을지 언 정 내가 보지 못한 새로운 뷰를 또 보여준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시어머님이 두 아이를 늘 과하다 싶을 정도의 정성을 쏟으며 케어해 주시고 그래서 감사하지만 그래서 죄송한 마음에 혼자 여행은 언감생심 꿈에도 못 꾸고 발악하는 수준으로다가 내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휴가 내고 마사지받거나 전시회 보거나 하며 힐링타임을 가지곤 했다.


그런데 나의 본질에 대한 성찰, 타인과의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이 아닌 세상과의 단절에서 오는 고독함을 즐기려면 1박 2일 조용한 곳에서의 쉼이 필요했다. 정말 조용한 공간에 바삐 돌아가는 나의 삶의 스위치를 잠깐 끄는 것. 그래서 선택한 무브먼트스테이 양양 ㅅ ㅓ ㅁ (마치 뒷광고 같은 전개지만 전혀 아님.)


작년에 타운하우스 이사하며 인테리어에 관심을 두며 알게 된 무브먼트에서 운영하는 이 공간은 정말 말 그대로 한 시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나의 생각들을 잠시나마 서게 만들어 준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천장에 달린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음악부터 웰컴키트에 들어가 있는 베르가못 인센트 향, 그리고 입욕제를 풀고 창밖 푸르름을 바라보며 즐기는 반신욕까지...


생각해 보니 2003년 교환학생 시절 thanksgiving 연휴기간 혼자 시카고 갔던 게 생각이 났다. 혼자이기에 무모할 수 있었고 멍을 때릴 수 있었고 내 감정에 집중할 수 있었던 그래서 더욱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여행은 다음에 쓰기로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다음 홀로 여행 행선지를 그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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