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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waji Nov 17. 2021

요가와 시작을 하는 지금

유영하는 우리


"요가 언제부터 하셨어요?"


자신있고 정확하게 언제라고 말을 한적은 없다.


몸이 풀어지는 느낌에 잠이 잘 온다는 느낌에 요가를 시작했다.

오늘까지 아사나(요가자세)를 완성하는 무늬에만 마음이 들어가 있었다.



지금까지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요가의 무늬와 형태보다 

그 힘을 더 알고 싶었다.

존재하지 않는 완벽함에서 멀어지고 싶었다.



제주도로 이사를 왔다. 

만나는 사람들의 질문은 다소 많지만 주로 이 질문을 한다.


" 제주도에는 왜 오시게 된거에요? " 

요가하러 왔어요. 궁금해요. 얼마나 내가 더 많아질지 


" 왜 요가를 시작하게 된거에요? "

_공백


" 지금은 뭐하고 있어요? " 

- 요가해요. 바다보고 커피마시고 생각나는건 적어두고 그래요. 그렇게 있어요. 


태풍과 함께 목과 등에 담이 걸려 

몸도 마음도 고립되어 있었다.

결국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은 늘 그렇듯 움직임을 최소화 하라고 하신다.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움직이지 않을수 있을까. 

나는 억지로 더 많이 움직였다.

몸은 더 긴장하고 굳어가기 시작했다.

몸은 마음이 움직이니 덧붙여진 피부처럼 따라만 다녔다.

함께 곪아가기 시작했다. 



마음이 길을 잃으니 몸은 더 정처없이 잃어갔다.



언제나 살아 움직이는 지금보다 죽음이 두려웠다.

죽음은 나의 뜻대로 되는것이 아니기에 

그 끝이 아니라면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해보자.

다시 마음을 심었다.


낭랑요가로 수련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 뿐이였다. 

수련을 끝내고 나면 다시 마음으로 가라 앉았다.

오히려 더 지쳐만 가고 나에 대한 의구심은 더 피어올랐다.


아무리 찾아보려 애써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나에게 집착하고 있었다. 

내가 볼 수있는 세상에는 나를 완벽하게 하는 일 뿐이였다.

그렇게 나는 점점 

마음의 상처와 함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몸도 함께 상처받고 망가져 가고 있었다.


내가 나와 만나보았다.

정말 숨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의지 할 곳이 아무것도 없는채 달려왔다.


_공백

나의 무늬는 점점 부풀고 

응어리 진채 움직였다.

방법을 몰랐다.

이 또한 예술의 힘 이라는 이유로 살았다.


여전히 하면 안돼. 

이 말에는 의심이 들고

여전히 마음을 의심한다.

나와의 집착에서 한걸음 물러나 바라보았다.



오늘 알았다. 

요가와 함께 하고 있다는것을

조금씩 변화 되어 가고 있다.



" 지금 내가 가능한 곳에서 머무르며 천천히 호흡하세요. "



나는 나의 자리가 어디인지 어디까지 왔는지 

붙잡으려만 했지 제대로 살펴준적이 없었던거다.

보이지 않는 존재하지 않는것에 집착을 내려두기 시작했다.


제대로,


제대로, 


잘 가고 있다는 힘을 심어주는 요가와 나.



흔들리고 아무것도 없었던 나를 떠올리면 

지나온 것들도 지금 이 순간 나의 1초들이 

나름의 무성함이 되어 세상에서 빛을 밝히며 살아가는구나.


나와 마주하며 삶으로 계속 떠오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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