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서 조금씩 보이는 빛 줄기
크리스마스 노래를 틀고 차가운 겨울 바람과 따듯한 햇살이 내리는 자리에 앉았다.
방금 정말 너무 설레였다. 연말은 설레지만 씁쓸하다.
우리집이 되었으면 하는 년세집은
하루하루 시간이 점점 갈수록 집의 이유와 필요에 더 시선이 끌린다.
지나가는 곳곳 동백꽃이 피기 시작했다.
260버스를 타고 나가면 바다와도 금방 만날 수 있는
꿈이라면 꿈일수도 있는 곳에 머물고 있다.
날이 조금만 따듯해도 걷고 또 걷는다. 그럼 보이지 않던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과 눈으로 인사를 하거나, 이야기를 시작하면
'참 - 우리는 원래 아는 사이였던가 ? '
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그럴수록 사랑하는것들이 커질수록 나의 마음이 커지고 따듯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붙잡아 진다고 붙잡아 지지 않는것을,
두 손을 웅켜잡아 그 안에 머물러 있는것을 더 사랑하고 살펴야지.
너무 세게잡아 밖으로 흘러 나가지 않도록,
너무 살살잡아 밖으로 흘러 나가지 않도록,
적당히 - 사랑 할 수 있는 만큼.
물론, 흘러 넘치도록 사랑을 주고 있는 지금이다.
브런치를 꺼낸 이유는 계속 외부로 시선이 향해
내 마음이 주체를 못해 비난하고 있어서였다.
좋아하는 음악과 글을 쓸 수 있는 자리와 나의 눈 손가락만 있으면 이토록 안정되다니,
나도 나를 몰랐던거다.
이제는 내가 어떤사람으로 보이는지에 대한 신경은 많이 줄어 들었지만,
그럴수록 내가 내 자신한테 주는 만족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계속 완벽을 찾는거다. 어쩌면 이미 완전하고 괜찮을텐데 말이다.
몇 일전 영화를 봤다.
우리는 내 안에서 기적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우리는 지금도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
흐린 날씨도 차가운 바람도 기꺼이 즐겁게 맞이하게 해주는 시간들.
맑으면 맑다고 좋다고 해주고
흐리면 흐리네 라고 살펴주는
고마운 사람들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