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waji Nov 17. 2021

요가와 시작을 하는 지금

유영하는 우리


"요가 언제부터 하셨어요?"


자신있고 정확하게 언제라고 말을 한적은 없다.


몸이 풀어지는 느낌에 잠이 잘 온다는 느낌에 요가를 시작했다.

오늘까지 아사나(요가자세)를 완성하는 무늬에만 마음이 들어가 있었다.



지금까지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요가의 무늬와 형태보다 

그 힘을 더 알고 싶었다.

존재하지 않는 완벽함에서 멀어지고 싶었다.



제주도로 이사를 왔다. 

만나는 사람들의 질문은 다소 많지만 주로 이 질문을 한다.


" 제주도에는 왜 오시게 된거에요? " 

요가하러 왔어요. 궁금해요. 얼마나 내가 더 많아질지 


" 왜 요가를 시작하게 된거에요? "

_공백


" 지금은 뭐하고 있어요? " 

- 요가해요. 바다보고 커피마시고 생각나는건 적어두고 그래요. 그렇게 있어요. 


태풍과 함께 목과 등에 담이 걸려 

몸도 마음도 고립되어 있었다.

결국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은 늘 그렇듯 움직임을 최소화 하라고 하신다.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움직이지 않을수 있을까. 

나는 억지로 더 많이 움직였다.

몸은 더 긴장하고 굳어가기 시작했다.

몸은 마음이 움직이니 덧붙여진 피부처럼 따라만 다녔다.

함께 곪아가기 시작했다. 



마음이 길을 잃으니 몸은 더 정처없이 잃어갔다.



언제나 살아 움직이는 지금보다 죽음이 두려웠다.

죽음은 나의 뜻대로 되는것이 아니기에 

그 끝이 아니라면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해보자.

다시 마음을 심었다.


낭랑요가로 수련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 뿐이였다. 

수련을 끝내고 나면 다시 마음으로 가라 앉았다.

오히려 더 지쳐만 가고 나에 대한 의구심은 더 피어올랐다.


아무리 찾아보려 애써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나에게 집착하고 있었다. 

내가 볼 수있는 세상에는 나를 완벽하게 하는 일 뿐이였다.

그렇게 나는 점점 

마음의 상처와 함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몸도 함께 상처받고 망가져 가고 있었다.


내가 나와 만나보았다.

정말 숨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의지 할 곳이 아무것도 없는채 달려왔다.


_공백

나의 무늬는 점점 부풀고 

응어리 진채 움직였다.

방법을 몰랐다.

이 또한 예술의 힘 이라는 이유로 살았다.


여전히 하면 안돼. 

이 말에는 의심이 들고

여전히 마음을 의심한다.

나와의 집착에서 한걸음 물러나 바라보았다.



오늘 알았다. 

요가와 함께 하고 있다는것을

조금씩 변화 되어 가고 있다.



" 지금 내가 가능한 곳에서 머무르며 천천히 호흡하세요. "



나는 나의 자리가 어디인지 어디까지 왔는지 

붙잡으려만 했지 제대로 살펴준적이 없었던거다.

보이지 않는 존재하지 않는것에 집착을 내려두기 시작했다.


제대로,


제대로, 


잘 가고 있다는 힘을 심어주는 요가와 나.



흔들리고 아무것도 없었던 나를 떠올리면 

지나온 것들도 지금 이 순간 나의 1초들이 

나름의 무성함이 되어 세상에서 빛을 밝히며 살아가는구나.


나와 마주하며 삶으로 계속 떠오르는구나.




작가의 이전글 우울한지 모르겠어 : 누군가 울면 나도 울고 너도 울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