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는 우리
"요가 언제부터 하셨어요?"
자신있고 정확하게 언제라고 말을 한적은 없다.
몸이 풀어지는 느낌에 잠이 잘 온다는 느낌에 요가를 시작했다.
오늘까지 아사나(요가자세)를 완성하는 무늬에만 마음이 들어가 있었다.
지금까지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요가의 무늬와 형태보다
그 힘을 더 알고 싶었다.
존재하지 않는 완벽함에서 멀어지고 싶었다.
제주도로 이사를 왔다.
만나는 사람들의 질문은 다소 많지만 주로 이 질문을 한다.
" 제주도에는 왜 오시게 된거에요? "
- 요가하러 왔어요. 궁금해요. 얼마나 내가 더 많아질지
" 왜 요가를 시작하게 된거에요? "
" 지금은 뭐하고 있어요? "
- 요가해요. 바다보고 커피마시고 생각나는건 적어두고 그래요. 그렇게 있어요.
태풍과 함께 목과 등에 담이 걸려
몸도 마음도 고립되어 있었다.
결국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은 늘 그렇듯 움직임을 최소화 하라고 하신다.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움직이지 않을수 있을까.
나는 억지로 더 많이 움직였다.
몸은 더 긴장하고 굳어가기 시작했다.
몸은 마음이 움직이니 덧붙여진 피부처럼 따라만 다녔다.
함께 곪아가기 시작했다.
마음이 길을 잃으니 몸은 더 정처없이 잃어갔다.
언제나 살아 움직이는 지금보다 죽음이 두려웠다.
죽음은 나의 뜻대로 되는것이 아니기에
그 끝이 아니라면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해보자.
다시 마음을 심었다.
낭랑요가로 수련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 뿐이였다.
수련을 끝내고 나면 다시 마음으로 가라 앉았다.
오히려 더 지쳐만 가고 나에 대한 의구심은 더 피어올랐다.
아무리 찾아보려 애써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나에게 집착하고 있었다.
내가 볼 수있는 세상에는 나를 완벽하게 하는 일 뿐이였다.
그렇게 나는 점점
마음의 상처와 함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몸도 함께 상처받고 망가져 가고 있었다.
내가 나와 만나보았다.
정말 숨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의지 할 곳이 아무것도 없는채 달려왔다.
_공백
나의 무늬는 점점 부풀고
응어리 진채 움직였다.
방법을 몰랐다.
이 또한 예술의 힘 이라는 이유로 살았다.
여전히 하면 안돼.
이 말에는 의심이 들고
여전히 마음을 의심한다.
나와의 집착에서 한걸음 물러나 바라보았다.
오늘 알았다.
요가와 함께 하고 있다는것을
조금씩 변화 되어 가고 있다.
" 지금 내가 가능한 곳에서 머무르며 천천히 호흡하세요. "
나는 나의 자리가 어디인지 어디까지 왔는지
붙잡으려만 했지 제대로 살펴준적이 없었던거다.
보이지 않는 존재하지 않는것에 집착을 내려두기 시작했다.
제대로,
제대로,
잘 가고 있다는 힘을 심어주는 요가와 나.
흔들리고 아무것도 없었던 나를 떠올리면
지나온 것들도 지금 이 순간 나의 1초들이
나름의 무성함이 되어 세상에서 빛을 밝히며 살아가는구나.
나와 마주하며 삶으로 계속 떠오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