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nvieretmars Feb 26. 2024

아이의 학교 급식

첫째는 치즈랑 버터를 싫어한다. 후각이랑 미각이 예민해서 멀리서 치즈냄새 버터냄새만 나도 좀 치워달라고 한다. 이게 뭐 대수냐고 하겠지만, 프랑스 학교에서는 점심과 4시 간식에는 꼭 요구르트, 포마쥬 블랑 (생치즈), 치즈 종류들을 먹인다. 실제적으로 이는 꽤나 중요한 식단 중 하나라 프랑스 소아과 의사를 만났을 때 유제품을 잘 먹는지 물어본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칼슘과 뼈 건강 때문이라고 한다. 우유보다는 치즈를 먹는 게 더 낫다고 하지만 우유 마시는 게 어디인가요? 


여기서 잠깐, '우유에 대한 독일, 한국, 프랑스의 다른 견해'

  한국은 생우유를 먹이라고 하고 저살균, 고살균, 멸균우유 등 차이가 없다고 우유를 먹이라고 한다. 하정훈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돌-두돌 까지는 생우유 하루 두잔 정도, 두돌 부터는 무지방 하루 두잔 정도가 좋다고 한다. 독일은 살균우유를 먹이라고 하는 데, 우리 독일 소아과 의사는 생우유 아무거나 다 괜찮다고 했고 우유 포함 유제품은 적당히만 먹으면 되지 음식을 잘 먹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프랑스는 좀 다른데 공식적으로 고살균 우유 아니면 croissance lait 라고 하여 3단계 분유를 만 3세까지 마시라고 한다. 이 둘 중에서도 분유를 마시라고 프랑스 소아과 의사가 추천했다. 이유는 고살균이 아닌 생우유를 마셨을 때 균 감염의 위험때문이라고 한다. 또 왜 굳이 고살균 우유 말고 분유?라고 물으면 영양소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이제 시어머니네 부모가 첫째 생우유 마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걸 이해했다. 
  하지만 결국 내 개인의 선택이다. 난 첫째는 하루 1-2잔 무지방 우유 한잔, 둘째는 앞으로 6개월 정도 croissance lait를 먹일 거지만 그 이후는 생우유를 먹일 예정이다. 


다행이도 첫째는 치즈랑 버터만 빼면 거의 다 잘 먹는다. 이유식을 시작했을 때부터 최대한 다양한 식재료, 레시피, 향신료를 이용해서 요리를 해줘서 그런지 "학교에서 점심 잘 먹었어?"라고 물어보면 "오늘은 뭐, 뭐, 나왔는 데, 치즈 빼고 다 먹었어."라고 대답한다. 다른 애들은 다 잘 먹긴 해서 눈치가 보이는 것 같아 "그거도 먹어야지!"라고 강요하진 않는다.



첫째의 학교 식당

학교를 보내고 몇 주 동안은 하교를 기다리는 동안 첫째 같은 반 아이들 부모와 수다를 떤다. 대부분 질문들은 다 비슷하다. "그래서 첫째는 학교 어떻대요?" "첫째는 밥 잘 먹어요?". 한 부모와 수다를 떨다가 알게 된 얘기인데 첫째와 같은 반인 여자아이 한 명은 학교에서 점심을 안 먹어서 11시 30분에 아이를 픽업해서 1시에 학교로 돌려보낸다고 했다. "어차피 학교에서 6유로 내고 먹는 밥이 뭐 얼마나 하겠어요?"라고 투정하면서 말이다. 


6,97유로라고 해도 학교에서는 꽤 균형 있는 식단을 짜서 주는 것 같다. 물론 아이들이 싫어할 만한 채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긴 하다. 나도 가끔 '음.. 첫째가 진짜 이런 것들을 먹는다고?'라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으니깐 말이다. 프랑스 식단은 이렇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간 고기 종류, 글루텐, 채소, 유제품이 균형 있게 들어간 음식을 준다. 럭비나 월드컵 기간에는 다양한 문화의 요리가 예외적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그리고 금요일은 생선을 먹는다. 

학교 급식 예시

학교에서는 오후 4시쯤에 하교준비를 한다. 하교 준비를 하는 아이들은 옷 입고 가방 챙기고 하고 저녁 7시까지 학교에 남아있는 아이들은 식당에 가서 간식을 먹는다. 이때 간식은 간식가방에 따로 싸서 준비를 해서 보통 집에서 준비해 오는 것 같다. 다행히 문화센터 다닐 때는 간식까지 해결해 주고 4시 30분에 나오기 때문에 감사했다. 


집에서 싸 오는 간식에는 무엇이 들어있을 까? 파리에서나 여기에서나 무슨 간식을 가지고 오는지는 놀이터를 가면 볼 수 있다. 다들 4시 30분에 하교하고 옹기종기 놀이터에 모여서 먹는 데, 서둘러 집에 가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집에 가서 먹이고 싶은 데 첫째는 다른 애들과 같이 먹는 걸 좋아하니 놀이터에 앉아 먹게 된다. 난 프랑스 사람 아이면 굉장히 건강한 음식들로 간식을 먹일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았다. 나에게 충격적인 장면들을 목격했는 데, 만 1-2세 지난 애들한테 팽오쇼콜라, 쿠키, 젤리, 사탕 같은 제품들 뛰어다니며 먹고 있는 것이다. 우유를 먹는 아이들도 있지만 극히 드물고 만 3세 이상인데도 젖병을 물고 있는 아이들을 종종 목격했다. 


확실히 학교를 가고 나서부터 단 것들을 더 먹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문화센터 스테프가 마시멜로 하나 가져가라고 할 때 같은 반 아이가 젤리를 나눠 먹고 싶어 할 때 그걸 막을 수 없는 내향형 엄마지만 (거절했다고 슬퍼할 첫째의 모습이...), 밥 대신 간식으로 가끔 먹는 거니 그러려니 해야겠지요...?


이전 04화 첫 방학과 첫 숙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