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수의 죽음과 밝혀진 음모>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내리는 오후,
미르와 산책을 겸해 근처 조명 가게를 찾았다.
10년 넘어 사용한 거실과 작은 방, 화장실 등을 LED로 바꾸고 부족한 전등을 구매할 요량이었지만,
토요일 오후라 문이 닫혀 있다.
돌아오는 길, 비가 내려 발걸음이 바빠졌다.
그래 오늘 구입 못하면 다음에 구입하면 되지 편한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았다.
치수는 서울로 사람을 보내 엽총을 구입했다.
그리고 강포수를 불러와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면서 사냥에 대한 지식을 배웠다.
용이가 집을 비우자 강청댁은 월선에게 달려가 머리 끄덩이를 잡고 난동을 부렸고,
월선은 주막문을 걸어 잠그고 삼장사를 따라 마을을 떠났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용이는 앓아누웠고, 세상과 강청댁을 멀리했다.
강포수와 수동을 데리고 사냥에 나선 치수는 짐승사냥에는 흥미가 없고
자신의 아내와 야반도주한 귀천의 행적을 추적하는 인간 사냥을 시작했다.
몇 일째 산을 헤매던 일행은 귀천을 찾아냈지만,
수동의 방해로 인간사냥은 실패했고 귀천은 산속으로 도망쳤다.
정체불명의 귀천은 연곡사 우관스님의 동생이며
동학당 우두머리인 김개주의 아들로 본명은 환이다.
김개주가 관군의 추격을 피해
연곡사에 숨어 지낼 때,
요양차 그곳에 머물던 윤 씨 마님을 겁탈하여 생긴 환이는 최치수와는 씨가 다른 형제다.
치수가 사냥을 떠난 동안,
귀녀와 평산은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에 옮겨,
먼저 칠성이를 통해 귀녀를 임신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귀천과 치수의 관계, 귀녀와 평산의 황당한 계획은 비약적이고 비현실적이지만,
소설 전반부의 흥미를 더한다.
재래시장 단골 횟집에 저녁거리 회를 주문해 놓고
막간을 이용해 국밥집에서 소머리 국밥을 먹었다.
정갈한 밑반찬과 소머리고기로 맛을 낸 국밥을 깨끗이 비우고 나니
배속이 든든하고 욕심이 없어진다.
결혼에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월선의 주막에서
국밥 한 그릇에 막걸리 한 사발 걸치는 용이를 생각하니 이곳이 주막이고 내가 용이다.
그렇다 소설이 삶이고, 삶이 소설이다.
몰락한 양반 출신 평산은 소문난 노름꾼이다.
함안댁은 그런 그를 평생 존중하며 뒷바라지하지만 손찌검당하기 일쑤다.
평산에게는 한복, 거복이라는 두 아들이 있었고,
큰 아들 거복은 동네에서 소문난 말썽꾸러기에 사고뭉치로 남편 못지않게 함안댁 속을 썩였다.
첫 사냥에서 돌아온 강포수는 마음에 두었던 귀녀를 쫓아다니며 같이 살 것을 요구했다.
강포수와 관계한다고 해도 자신이 추진하는 일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 판단한 귀녀는
강포수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했다.
귀녀를 진정으로 사랑한 강포수는 치수에게
귀녀를 자신에게 줄 것을 요청했다.
2차 사냥에서 멋돼지를 잡으려다 사고로 수동이가 큰 부상을 당하자 사냥은 끝이 났고,
강포수는 산으로 돌아갔다.
치수가 귀녀를 강포수에게 보내려 하자,
귀녀는 평산을 불러 치수를 죽이고 자신들의 계획을 밀고 나갈 것을 지시했다.
설 전, 그믐날 밤, 초당에서 치수가 잠든 사이,
평산은 삼끈을 사용해 치수를 살해하고 달아났다.
평산이 달아난 후,
초당은 정신병자인 또출네에 의해 불에 타버렸고
또출네 마저 무너진 누각에 깔려 죽어
치수의 죽음은 미친 또출네의 소행으로 막을 내리는 뜻했다.
하지만, 윤 씨 마님과 봉순네는 삼끈을 사용한 점을 수상히 여겨
또출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치수를 살해했다고 믿고 있었다.
집요한 윤 씨의 질문에 봉순네는 귀녀의 수상한 행동을 고했고,
윤 씨 마님 앞에 끌려온 귀녀가 치수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고백하자
윤 씨 마님은 자신의 아들이 아이를 생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히며
사흘동안 귀녀를 가두어 물 한 모금도 주지 않았다.
마침내 귀녀는 자신이 칠성이 씨를 받았으며,
평산이 이 일에 연루되었음을 실토했다.
귀녀와 평산이 살인혐의로 구속되던 날, 함안댁은 새끼줄에 목을 매고 세상을 하직했다.
주말에 비가 내렸지만, 월요일 아침 하늘은 청명하고 공기는 맑고 신선하다.
인간사 날씨와 마찬가지로 궂은일이 지나면 좋은 일이 생기건만
함안댁의 삶은 늘 궂은날만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토지> 도입부의 전개 속도는 빠르다.
주인공으로 여겼던 최치수의 죽음도 그렇고 귀녀와 평산의 음모의 발각도 그렇다.
토지(3)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