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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 추기의 현명함

by 산내

제나라 추기는 장신에 대단한 미남이었다.
그러나 서공이라는 이는 훨씬 미남이었던 모양이다.

어느 날 추기가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나와 서공 중 누가 더 잘났다고 보오?"

아내가 대답했다.

"영감이 훨씬 잘생겼지요. 서공이 어찌 당신에게 미치겠습니까."


추기가 미심쩍어 첩에게 또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첩은 이렇게 대답했다.

"서공이 어찌 영감님만 하겠어요?"


다음 날 손님이 와서 추기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추기는 똑같이 물어보았다.

손님 또한 "서공은 어른보다 못났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추기는 이 일로 느낀 점이 많았다.

그래서 궁으로 들어가 왕에게 이렇게 간했다.

"신은 서공보다 용모가 못난 줄 명백히 알고 있는데, 신의 처는 저를 사사로이 여기기 때문에 신이 서공보다 낫다고 하고, 첩은 신이 두려워서 낫다고 하고, 객은 신에게 바라는 바가 있어서 낫다고 하더이다.


지금 우리 제나라는 사방 천리의 땅에 120개의 성읍이 있습니다.
궁중의 여인들과 좌우 측근으로서 왕을 사사로이 여기지 않는 이가 없고 조정의 신하로서 왕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없으며 국경 안의 인민들로서 왕께 바라는 것이 없는 이가 없습니다.
이로 보면, 왕의 시야를 가림이 너무 심합니다."


그러자 왕이 대답했다.

"좋은 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영을 내렸다고 한다.

"여러 신하들과 관리 및 백성들로서 능히 과인의 면전에서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이들은 최고의 상을 내리고, 글을 올려 잘못을 간하는 이는 가운데 상을 내리고, 저자와 조정에서 과인을 비방하는 이론을 퍼뜨려 과인의 귀까지 닿게 하는 이는 그 아래 상을 내리겠노라."


이렇게 하였더니 과연 신하들이 마음 놓고 잘못을 간했고, 1년이 지나자 간하려 해도 잘못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자 주위의 여러 나라들이 제나라를 대단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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