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도시락은 김밥입니다.
새벽에 가까운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의 도시락을 준비합니다.
깻잎과 불고기 그리고 무말랭이, 계란과 맛살 그리고 단무지를 넣고 김밥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조금 있다가 만들었어야 했는데 잠이 오질 않아서 진짜 새벽 김밥입니다.
그냥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만들고 정리를 마친 지금은 숙제를 마친 홀가분한 맘으로 글을 씁니다. 다시 잠을 청할 겁니다.
김밥은 소풍 때의 설렘과 운동회 때의 만찬이었지요. 지금은 한 끼를 가볍게 때우는 그런 음식 이기도 하고요. 제가 어렸을 때는 지금처럼 체인점이나 식당이 많지는 않아서인지 운동회 때 3단 도시락을 가지고 오신 엄마와 아주머니와 학교에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커다란 3단의 도시락에 치킨과 김밥과 과일이었던 거 같네요. 교정의 한 곳에 돗자리를 깔고 음식을 나누어 먹었었지요. 그러고 보면 엄마와의 추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네요.
초등학교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엄마의 직장이기도 한 저의 집이 있었습니다. 운동회 하는 동안은 오시지 않았지만 운동회 점심시간에 준비해오셔서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제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 중에 머리에 남는 글이 있었습니다. 관계에서 서있는 위치에 따라 그것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글이었던 거 같네요. 스치듯 지나갔지만 뇌리에 남고 조금은 부끄러워졌습니다. 어쩌면 저의 상처도 제가 서있는 위치에서 저만의 왜곡된 시각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와는 다른 위치에 서서 바라본다면 어쩌면 저 또한 상처를 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생각도 떨쳐내고 잠을 청하고 다시 주어진 오늘을 잘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