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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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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선 봄
Jan 12. 2025
고개 떨군 남자의 귀가 옆
책상에 열렸다
갓난아이 안은 여성과 그 엄마 숨 거칠다
식구였던 K를 고소하며
토해내는 열변
첫
인연의 설렘 든든한 동반자의 당부
돌아 나올
도리없는 소용돌이에 익사했다
급히 피신한 여인의 발엔 여름 슬리퍼
창밖엔
바람에 시달려
해진 잎새
구른다
모란의 순간처럼 품지 못한 약속
어쩌면 처음부터 끝을 알면서
서로에게 달려들었을 것이다
부서짐
확언할 증거 뒤로 하고
부둥켜안으려 고집했을 것이다
여성과 K는 이제 빛 잃은 행성
끊지 못할 궤도를 서성일 것이다
행성은 등 돌려도 다시 마주하리라
가소롭게 과대포장한 인연의 종착
조서 확인 끝낸 남자 지장을 찍는다
아이를 쳐다보려던 눈
질끈 닫는다
또 하나의 K가 된 남자
무겁게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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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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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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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서 아쉬운 계절 가을과 봄에 미련이 있습니다. 담아 보는 몇 자 모두 그림자처럼 어둡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게 제 주소려니 합니다. 다 털어내면 밝음이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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