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과 이것이 얼라인되어야 합니다
하얗게 불태워도 아깝지 않은 팀을 만들어나가고 계신가요?
사실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게 왜 제 일이죠?’에서부터 전화 통화를 어려워하는 팀원, 성장의 용기를 내지 못하는 직원도 상당히 많죠.
오늘은 팀원이 하얗게 불태워도 아깝지 않은 팀의 조건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두 개의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기여와 성장입니다.
본래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회사와 팀의 자질구레한 일도 내 것처럼 챙기는 성실하고 열정 넘치는 팀원들도 있죠. 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열정적이었을까요?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겠죠. 많은 경우에 마음 편하고 안전한 수준 이상의 헌신을 보여주는 사람은 ‘완전연소’의 경험을 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리더 좋은 팀, 좋은 동료와 함께 뜨겁게 온도를 높여 불태운 일로 실제 성과를 만들어 본 것이죠. 실패했더라도 그 집중적인 경험은 평생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팀이 참 좋았는데’ 하며 추억하게 되는 그런 경험, 해보셨는지요?
함께 몰입하며 집중하는 경험을 ‘완전연소’의 경험이라고 불러볼까 합니다. 불태워 본 경험은 실제로 다음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가 제대로 된 형태를 띠기 전, 아이데이션 단계부터 직접 키웠기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리더와 말이 통하고, 내 노력과 헌신을 알아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 일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내가 만든 제품을 사용한 고객의 피드백을 받았다.
프로젝트에 대해 뜨겁게 대화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
부딪히는 팀원이나 리더가 있어도 목표 달성에 대한 살아있는 감각을 공유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는 ‘한 건 했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 크고 더 영향력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
위 항목에 해당되는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본인도 불태우고 싶은 팀을 만들어나가고 계신가요? 연소의 경험을 만드는 팀에는 하나의 조건이 있습니다. 꼭 가족 같은 분위기가 아닐지도 모르고, 복지가 잘 되어있는 팀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동료애는 있어도 생각이 매우 다른 사람들이 모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팀원들이 두려움을 넘어 평균 이상의 헌신을 보여주는 팀 안에서는 한가지 감각이 살아있습니다.
‘내가 이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이를 통해 나는 성장하고 있다!’
회사의 규모나 팀의 업무, 리더의 스타일에 따라서 직무가 다르게 정의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제네럴리스트를 선호하는 팀이나 기업도 있을 것이고, 꼭 스페셜리스트와 함께 해야 하는 단계나 업종도 있을 수 있죠. 그런데 팀을 구성하고 개편하는 과정에서 팀원 각자가 기여할 것이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내가 이 팀에서 하고 있는 일이 뭘까? 이 일이 필요하긴 한 걸까? 내가 성장하고 있긴 한 걸까?’
역할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거나, 역할이 있어도 자신의 장점이 기여를 통해 발휘되고 있지 않은 팀원은 이런 질문을 품게 됩니다. 뭔가 모호하게 ‘이 팀에서는 힘을 아껴야 상처를 받지 않겠다’는 감각을 몸에 담고 다니는 사람은, 80% 이상의 역량을 낼 수 없습니다.
비판받을 수 있는 일, 동료와 솔직하게 소통하는 것, 리더와의 솔직한 대화 등을 자연스럽게 기피하게 되거든요. 워라밸과 복지에 집중하며 ‘조용하게 퇴사’하는 것은, 바로 이 심리적 기제와 연관이 깊습니다. 내가 불태워 봐야 유의미한 일을 할 수 없고, 어차피 일이 산으로 갈 것이 뻔하다면, 힘을 아끼고 적당히 일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따라서 리더는 각 팀원의 강점, 재능, 직무에 따라 ‘기여도의 배분 상태’를 고민해야 할 겁니다. 이 팀원은 요즘에 너무 조용하던데 자신의 업무에 대해 의미를 느끼고 있나? 저 팀원은 혼자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하던데 함께 얘기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없을까? 팀의 일은 계속해서 변화할 수 있고, 팀원들의 재능과 관심도 변화할 수 있으니 이를 적절히 파악해서 물이 흐르는 것처럼 리더십을 발휘해야겠죠.
여기서 기여는 채용공고에 나와 있고 면접 때 얘기한 직무 역할에 기반해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팀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내 행사를 기획하고 리드하는 일을 좋아하고 의미를 느끼는 팀원이 있습니다. 이런 팀원이 적극적으로 직무 외적으로도 기여하면서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면 회사와 팀원이 윈윈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한 명을 추가적으로 채용하기에는 애매하지만 회사가 굴러가는 데는 필요한 애매한 일들을 이 ‘기여’를 정의하고 리더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채워갈 수 있으니까요.
‘자기 일이 아닌 것에는 관심이 없는 팀원과는 어떻게 일해야 하나요?’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잘 아시겠지만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채용에서 걸러내는 것이겠죠. 그러나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팀원이 적어도 직무 영역에서 평균 이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우고 피드백을 주고, 여유가 있다면 관심과 호기심 영역을 파악해 회사 내에서도 조금씩 발휘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관계를 쌓아갈 수도 있겠죠. ‘용병’ 팀과 ‘전도사’ 팀 중 회사의 규모나 단계에 따라 더 적절한 모델이 있을 테니까요.
팀원이 자신의 역할을 실무중심이 아니라 기여중심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하려면, 자신의 기여를 통해 의미를 느끼고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직무가 에디터니까 글쓰고 편집하는 일 외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과, 추후 직무 전환이나 장기적인 커리어 관점에서 외부 미팅이나 협업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보이고 분배가 어려운 작은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죠. 후자의 경우, 의미를 느끼거나 흥미를 보이는 일을 하는 이유는, ‘기여하면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다양한 업무를 일찍 경험해 보는 것은 큰 자산이라는 점을 아는 팀원인 것이죠.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실제로 역량이 있는데도 매우 좁은 직무 영역 밖으로 전혀 나서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굳이 총대매고 싶지 않아서 아이디어를 아껴두고 팀의 정치적 상황을 지켜보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이럴 때 적극적인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성장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독려할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겁니다. 기여와 성장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의 상승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설계하고, 필요할 때에 이 일이 팀과 팀원의 성장에 어떤 도움이 되는 일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겠죠.
좀 이상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팀과 팀원에게는 관성이 쌓이고, 오랜 시간 동안 쌓인 문화나 일하는 방식은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려우니까요. 상황에 따라 용병의 프로페셔널리즘과 보상 및 복지를 중요시하는 팀이 최선인 경우도 물론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갈수록 인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창조적 인재의 밀도와 팀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고민이 더욱 진지해지는 이때, ‘기여와 성장의 일치’를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일부 적극적인 팀원 중심으로 일치된 기여와 성장의 수레바퀴가 굴러가게 되면 다른 팀원도 더 개방적인 태도로 변하게 유도할 수 있겠죠.
안내: 이 글은 성장 파트너 알벗과의 협업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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