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장윤혁의 두 번째 시간♡
우쥬(Would-you) 질문은 자유로운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인터뷰보다 대화에 가깝습니다. “혹시, 이 질문에 답변해 주실 수 있나요...?”
윤혁 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 같았어요. ‘지금’을 누구보다 열심히 누리기 위한 윤혁 님만의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사실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그렇지만, 사소한 것들을 자주자주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는, 이런 오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맛있는 걸 먹으러 가기도 하고, 좋은 것들을 많이 보려고 해요. 현재 느끼는 감각과 감정에 충실하려고 하거든요.
오늘은 안 신고 왔는데, 최근에는 정말 말도 안 되게 파란 운동화를 샀어요. 예전 같았으면 ‘이런 걸 어떻게 신고 다녀?’라고 남사스럽게 생각했을 텐데, 지금은 ‘오늘이 아니면 언제 신겠어?’하는 마음으로 신나게 파란 운동화를 누리고 있답니다. 이렇게 ‘지금’에 충실하려고 하니까 오히려 편하고 자유롭더라고요.
우와! 정말 말도 안 되게 파란 운동화네요. (웃음) 이렇게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이 괜찮다고 느끼시는 거죠? 또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으신 게 있으신가요?
네, 이전과 다른 변화들이 스스로도 괜찮다고 느끼고 있어요. (웃음)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거라면 요즘에는 독립을 꿈꾸고 있어요. 꽤 오랫동안 부모님과 함께 지내면서 개인적인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또, 요즘 들어서 공간이 주는 에너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마음도 들었고요. 가족과 함께 지내는 공간은 상당 부분 타협을 필요로 하잖아요. 그래서 저만의 공간이 생기면,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 넣어 보고 싶어요.
첫 독립이라니, 정말 해보고 싶은 게 많으실 것 같아요! 좋아하는 물건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가장 먼저 넣고 싶은 물건이 있나요?
음, 우선 냉장고에 병맥주를 가득 채워 넣고 싶어요. (웃음)
맥주라니, 퇴근하고 매일 드시는 거 아니에요? (웃음)
그럴 수도 있지만요. (웃음) 꼭 매일 마시지 않더라도, 제가 병맥주를 좋아해서 넣어 놓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 가족과 함께 지내는 냉장고에는 사실 커다란 맥주가 들어갈 만한 자리가 없거든요. 게다가 술을 사서 넣어 놓으면 괜히 매일 먹는다고 생각할까 봐, 때마다 작은 캔맥주만 먹게 되더라고요. 혼자 지내게 되면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도록 맥주 세 병을 나란히 놓고 싶네요.
세 병이라니 소박하신데요? (웃음) 저는 콜라를 박스 채 쌓아 놓고 먹고 있거든요! 첫 독립이 정말 기대되시겠어요. 곧 성공적인 독립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윤혁 님의 독립 계획을 들었는데, 괜히 맥주가 먹고 싶어지네요. (웃음) 이렇게 평소에도 자주 계획을 세우시는 편인가요? 혹시 또 다른 재미있는 목표가 있는지 한 가지만 더 들을 수 있을까요?
네, 평소에도 자주 계획을 세우는 편이에요. 또 다른 목표라고 한다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책과 관련된 장소를 만들고 싶어요.
책과 관련된 장소라면, 동네마다 작게 있는 독립서점 같은 곳인가요?
사실 독립서점 같은 책방이 될지, 출판사가 될지 구체적으로 정한 건 없지만, 사람들이 쉽게 오고 갈 수 있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책과 만나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평소에도 즐기는 다른 것들과 책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만 막연하게 꿈꾸고 있고요.
윤혁 님은 지금도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계시잖아요.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을 꿈꾸신다니 뭔가 책에 대한 의미가 남달라 보여요. 옛날부터 책을 좋아하셨나요?
사실 어릴 때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오히려 스무 살이 넘어서 한 권씩 읽게 되면서 조금 의미가 남달라 졌어요. 좋은 책 한 권이 가진 힘을 믿고 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 한 권이 가지고 있는 힘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사실 세상에 차고 넘치는 책들이 많지만 능동적으로 찾아서 읽지 않는 한 되려 만나기 힘든 게 책이잖아요. 생각해보면 서점은 모두 평소에 눈이 닿지 않는 지하에 있고, 출판사들은 책 뒤에 가려져 있거든요. 수많은 책들을 보며, 책과 사람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자연스레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맞아요. 스치듯 봤던 책 한 권이 인생에서 굉장한 울림을 주기도 하죠. 그럼 윤혁 님에게 큰 힘이 되었던 책이 있을까요? 힘든 순간 읽고 위로를 받았다거나, 인생에 영향을 주었다던가 하는 책이요!
만화책이긴 한데, <메종일각>이라는 책이 있어요. 재수생인 주인공이 사글셋방에 얹혀살면서, 그곳에서 만난 과부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인데요. 지금 말씀드린 줄거리만 보면 굉장히 의아할 수 있지만, 주인공이 처한 환경이나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그 책을 읽었을 당시의 제 상황과도 비슷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읽는 내내 공감하며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앞선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코스모스>가 가치적인 측면에서 좋은 책이라면, 이 책은 정말 재미적인 측면에서 소개해드리고 싶은 책이에요. 저만 알고 있기에 아쉽다는 마음이 들어서, 이런 책들로 가득 채워진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좋은 책을 소개하고픈 윤혁 님의 마음이 직업과도 연결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혹시 이렇게 공개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출판 편집자로 일하신 지 일 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잖아요. 수많은 직업 중에 책과 관련된 직종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사실, 출판 쪽을 선택한 이유는 어릴 적부터 엄청난 결심이 있었다기보다 여러 직업군을 생각해보고, 저만의 기준을 가지고 지워 가다 보니까 사실 남는 게 이것뿐이었어요. 사실 회사라는 곳의 원리는 상품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만드는 게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만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런 가벼운 마음으로 출판계에 뛰어들었죠.
그래도 선택한 이유를 들어 보니 굉장히 꼼꼼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선택한 거니까요. 반면에 저는 굉장히 충동적인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어? 이거 해볼까?’ 하면 이미 거기에 가 있어요. (웃음)
오히려 제게 부족한 자세예요. 꼼꼼하게 생각하기는 하는데 꼭 생각하는 시간은 또 굉장히 길게 필요하거든요. (웃음)
그럼 막연한 생각으로 뛰어드신, ‘출판 편집자’의 일은 어떠세요? 적성에 잘 맞으시나요?
음, 일은 적성에 잘 맞는 것 같아요. 편집자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자질들이 꼼꼼함이나, 능동적인 태도라고 생각이 드는데, 다행히도 제 성격과 잘 맞아요. 앞으로도 책을 만드는 일은 계속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아직 일 년 남짓한 시간이어서, 이런저런 생각보다는 월급을 주는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커요. (웃음) 아침마다 이러나저러나 오늘도 배우자는 마음을 가지고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긍정적이시네요! 월급을 주는 학원이라니, 회사를 정말 아름답게 표현하셨어요. (웃음) 그럼 일 년 동안의 회사 생활은 어떠셨어요? 퇴직금이 생긴 기념으로 두둑한 소감을 들려주세요!
회사 생활을 하면서 길들여진다는 게 정말 무섭구나 느꼈어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요. 월급에 익숙해지는 것도 그렇고, 조직의 분위기에 젖어들면서 그저 분위기에 맞게 적당히 처신하는 법도 알아가는 것도 그렇고요.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정말 스스로 능동적이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정말 다른 사람의 꿈을 대신 이뤄주는 사람이 돼버리겠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고요.
또 정해진 시간에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는 삶이 정말 누군가 잘 설계해놓은 사회 구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의 젊음과 에너지를 이렇게 사용할 필요가 있는지도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문제 같아요.
맞아요! 저도 처음에 회사를 다니며 출근 시간은 도대체 누가 언제부터 정한 거지 의문이 들었어요. 게다가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해야 되는 건 왜 당연한 거지 문득문득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없었는데, 한 달 정도 미국에 머물면서 조금씩 의문이 생겼어요. 미국에서 제가 ‘켈로그’라고,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그 호랑이 기운이 나오는 회사 근처에서 머무를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은 놀랍게도 오후 4시에 퇴근을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이렇게 회사가 굴러갈까?’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퇴근 이후에 가족이나 친구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보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여유롭게 생활하는 모습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맞아요. 퇴근하고 저녁을 먹으면, 그냥 하루가 끝나버렸을 때 회사원1이 된 듯한 되게 허무한 기분이 들잖아요.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시작할 때도, 이렇게 집에서 일을 하는 게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되려 일도 너무 잘 되고 좋은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도 일을 할 수 있는데 우린 왜 정해진 시간에 회사에 나가야 하지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회사에 오래 몸 담으신 분들은 편한 소리 하네 이렇게 생각하시는데, 사실 이런 논의는 일을 더 잘하려고 하는 고민 같아요. 생산성과 능률이라는 게 꼭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모아 놔야지만 생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맞아요. 자기만의 능률이 생겨나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우리가 일하는 환경도 점점 삶을 여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변화되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에는 ‘경험’에 가장 많은 돈을 쓰고 있어요. 원데이 클래스 수강권을 구매해서 테니스나 수영 같은 운동을 배우고 있거든요. 목공 같은 수업도 수강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해봐야 알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해서, 경험하고 싶은 게 있다면 주저 없이 투자하는 편인 것 같아요. 이렇게 뭔가를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하는 것에 많이 소비하고 있습니다.
그럼 수강하셨던 수업 중에 추천해 주실 만한 수업이 있나요? 인상 깊었던 수업이라던지요.
지금 딱 떠오르는 건 기타 수업인데요. 제가 평소에도 취미로 기타를 치거든요. 그래서 더 재미있게 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어서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했는데, 그 수업이 조금 이론적으로 접근을 해주셔서 제가 가지고 있던 작은 흥미마저 줄어들게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웃음) 수영 수업도 정말 좋아하는데, 계속하다 보면 힘드니까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풀 때나, 생각을 비우고 싶을 때 주로 수영을 하러 가는 것 같아요.
수영은 즐겨하시는 분마다 너무 좋다고들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잡념 없이 정말 내 몸의 움직임과 호흡에만 집중해야 되는 시간이어서 그런 것 같아 보여요. 또 다르게 좋아하는 운동이 있으신가요?
자연을 거니는 것을 유난히 좋아해서 등산도 곧잘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야등’이라고 하죠. 인왕산으로 야간 등산을 처음 가봤어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노을이 질 무렵이라 많이 어둡지도 않았어요. 게다가 올라가는 내내 노을이 지고, 산 위에서는 서울 야경이 한눈에 보여서 정말 만족했습니다. 안 가보셨다면 꼭 한 번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퇴근하고 바로 갔는데 너무 좋았거든요.
퇴근하고 바로 가셨다니, 완전 프로 등산러 아니신가요? (웃음) 산길을 걷는 게 많이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출근을 하면 사무실에서는 소진되는 느낌이 드는데, 자연에서는 오히려 기운을 받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퇴근 후에 떠났는데, 힘들지 않고 에너지를 가득 받아오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면, 여행도 즐겨 다니셨겠어요. 패러글라이딩 같은 액티비티도 좋아하세요?
활동적인 여행보다는 계획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여행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제까지 계획과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는데, 여행은 또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이신가 봐요.
네, 기대하면 그만큼 실망이 커진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여행만큼은 계획 없이 떠나는 걸 선호하고 있습니다. 언제 한 번은 터미널에 가서 정말로 처음 보는 역 이름을 보고 냉큼 표를 사서 떠난 적이 있어요. 역에 내려서도 다음 행선지는 그때그때 정하는 방법으로 소위 말하는 즉흥여행을 떠났었죠. 낯선 환경에 제 자신을 한번 내던져 보았던 여행이었어요. (웃음)
와, 터미널에서 정한 목적지라니 정말 남다른 여행이었겠어요. 어떠셨어요, 낯선 환경에 던져진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드셨나요? (웃음)
네. (웃음) 아, 내가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행동하는구나 알게 되더라고요. 사실 아무리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친한 친구라고 해도, 함께 여행을 떠나면 어느 정도 타협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혼자 여행을 떠나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때로는 잘 몰랐던 제 모습을 발견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저도 여행은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 여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 내가 이거 못하는구나, 저걸 못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요.
음, 반신욕이 하고 싶습니다. (웃음) 반신욕을 하면서 이제까지 지내온 삶을 돌아볼 것 같아요. 마지막인데 조금 개운하게 가면 좋지 않을까 해서요.
반신욕이요? 정말 의외의 대답이네요. 미디어에서 보면 반신욕 할 때 막 책도 읽고 그러던데, 윤혁 님도 반신욕 하며 독서를 즐기시나요…?
아닙니다. (웃음) 습기 때문에 책이 상해요.
아, 제가 반신욕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군요. (웃음)
여행도 그렇고 윤혁 님은 혼자만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보통 이런 질문을 받으면 친구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많이 하잖아요.
네, 피곤함을 많이 느껴서 그런지 혼자만의 시간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그래도 친구들과의 시간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 제가 스트레스를 푸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반신욕도 그중 하나거든요. 그래서 맥주도 한 잔 곁들여서, 일주일에 꼭 한 번은 하는 것 같아요.
소울푸드의 의미가 각자 다르더라고요. 예를 들면 힘들 때 생각나는 음식이라던가 아니면 멀리 있어도 굳이 먹으러 가는 음식 같은 거요!
저는 순댓국에 소주를 고르고 싶어요. 너무 아저씨스러운가요? (웃음) 아현동에 ‘모돌이순대국’이라고 있는데요. 어느 날은 늦저녁에 혼자 길을 걸어가는데 우연히 간판을 발견하고, 먹으러 들어갔어요. 아저씨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늦은 저녁을 드시면서, 반주를 하는데 그 오묘한 분위기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저도 혼자 순댓국을 먹다가 주변을 둘러보고 분위기에 취해 소주를 하나 시켰거든요.
독립 아이템으로도 가장 먼저 냉장고에 병맥주를 고르셨잖아요! 혼자서 술을 드시는 걸 굉장히 좋아하시나 봐요! (웃음)
그런 건 아니고, (웃음) 저도 사실 혼자 술을 먹는 건 처음이었는데 되게 나쁘지 않더라고요. 친구들과 술을 먹을 때도 사실 제 속도가 아니었던 거죠. 그날은 제가 먹고 싶은 마음으로, 먹고 싶은 술을 시켜서, 원하는 속도로 먹었는데 정말 편안했어요. 이때 기분이 참 기억에 남아서, 지금도 힘들고 지친 날에는 순댓국에 소주를 먹는 것 같아요.
처음 접한 순댓국과 소주라니 분위기가 엄청 좋으셨나 봐요. 힘든 날에 드신다니 너무 많이 드시진 마세요.
네, 비도 오는 밤이어서 그런지 가장들의 무게도 느껴지고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궁상인가 생각했는데 저도 이제 제법 순댓국과 소주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웃음)
그럼, 이제 우주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첫 번째 시그니처 질문에서 윤혁 님은 ‘외계인으로부터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행성에 살고 있는 수컷 인간종’이라고 자신을 표현해 주셨어요. 인터뷰가 끝난 지금, 다시 자신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말하고 싶으세요?
음, 한 문장이라면 ‘세 시간 전보다 조금 덜 외로운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문장 그대로 오랜만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복잡했던 마음도 풀리고, 위로도 가득 받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야기마다 공감해주셔서 굉장히 덜 외로워졌어요. (웃음)
인터뷰 소감이기도 하네요. 저희가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려서 정말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지금 이 순간을 누리며, 목표를 이뤄가시길 응원할게요!
거대한 우주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직시하며 자신을 돌보는 우주인
'지금'을 소중하게! '순간'을 알차게!
반려견과 함께 자연을 벗삼아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