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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음

끄적인 시를 모으다

by 박준성

영화

작은 틀 안에

풍경을 가둔다


영원한 풍경 속에서

가장 빛나는 나의 눈동자


열정의 바다에 삼켜지는

활어의 몸부림처럼


핏발 선 두 눈이

심정을 대신한다


8mm 필름으로

찍어낸 영화 한 편


주인공보다도 빛나던

그 시절의 나


8mm 필름은 어느새

인생의 파노라마가 되었다


그 해 여름

연초록과 여름은

미칠 듯이 찬란했다


어쩌면 태초의 때보다도

더 순수했던 시절


설렘과 여름 비처럼

떼어낼 수 없는 추억


지나고 보니 감기인 걸까

며칠 앓다 눈처럼 녹아 사라질


희미해진 기억은

그 시절을 마음대로 비틀었다


'첫사랑' 이란 이름으로

가슴 저 한 켠에 진하게 새긴 추억


그저 가끔 생각날 뿐

그 해 초여름은 다시 오지 않아


시나리오

기름을 짜내듯

억지로 짓이겨낸 문장 따위야


가식에 듬뿍 젖어

무취의 마침표를 찍어낸 문장 따위야


잠시 염두 어디쯤에 던져두고

있는 그대로의 장면을 바라본다


단조롭지만 담백하게

치졸하지만 솔직하게

나지막이 써 내려간

진짜 이야기


때 묻지 않은 순수에

그렇게 한 발짝 더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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