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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하 Oct 24. 2024

하루의 맛

쓰디쓴

하루의 기온이 아침과 오전, 그리고 오후와 밤으로 나뉘었다.


아침에는 긴팔에 겉옷까지 덧입어야 할 정도의 톡 쏘는 기온.

오전에는 흐릿한 하늘 아래로 구름이 잔뜩 끼인 연회색 진득한 하루.

점심시간에는 겉옷을 벗어젖히고 소매를 걷어 올려야 하는 열나는 하루.

퇴근 무렵이 되어서는 소매는 얌전히 내리고 겉옷을 걸쳐 입고 단정한 모습을 갖추게 하는 느끼한 하루.

저녁을 먹고 나온 거리에는 낮게 드리워진 소음들과 어울려 다시 묵직한 싸늘함을 안겨주는 매콤한 그런 하루.


저녁 산책을 하는 내내 겉옷을 여미게 하는 날씨였다.

점심시간 동료들과 함께 갔던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드는 생각

카페 쥔장은 커피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사람인 듯

주문한 커피를 가져와서 커피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얼굴이 아주 환한 것이 커피에 대한 자신의 설명이 잘 전해졌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반응이 좋았으니까.

한 모금 입안에 머금고는 설명해 준 커피맛을 음미해보려 했지만 단기기억 상실 같은 내 머리는 무슨 맛이었던가 하며 기억하지 못했다.

더욱이 안타깝게도 맛마저도 세심하게 감미하지도 못했다.


커피 맛도 모르면서..


나에게 속으로 말했다.


커피가 쓴 건지

인생이 쓰디쓴 건지..

내 마음이 쓴 맛을 느끼는 건지


날씨와는 다르게 그랬더랬다.


오늘은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아주 다양한 맛의 온도를 느꼈다.


산미 높은 커피를 시원하게 들이마시고

하루 쓴맛 좀 본 여자...



커피 아이스아메리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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