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도 색깔이
가을비가 가을을 재촉해서 날씨는 급격히 쌀쌀해지고, 저녁 밤공기는 제법 서늘해졌다. 주말 내내 비가 내렸다. 오다 가다를 반복하는 빗줄기는 지난 일요일에도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다.
일상이 되어버린 일요일 하루가 아침 일찍부터 분주했다. 아점을 먹고 나면 도시락을 쌌다. 오늘의 메뉴인 김치볶음밥을 만들고 계란프라이를 반숙으로 터뜨리지 않게 잘 부친 다음 반찬통에 담아 준비했다. 김이 서려 물기가 생기지 않게 한 김 다 빠지고 도시락이 식기를 기다렸다. 그동안에 물을 끓이고 보냉병에 얼음을 넣은 후 커피를 내려서 담았다. 이제 다 챙겨서 보내고 나면 꼭 3년간의 일상에 종지부를 찍는 날이었다. 그렇게 남편을 기차역에 데려다주고 안녕을 고하고 나면 그 이후는 오롯한 나만의 일요일. 정신없었던 오전과 달리 오후 일상은 한가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이런 여유로운 일요일 오후도 이젠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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