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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Jan 12. 2024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먼작귀 쿠리만쥬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이번 시간에도 먼작귀 캐릭터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먼작귀 캐릭터에 대한 거의 마지막 분석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제가 분석할 먼작귀의 마지막 캐릭터는 바로 쿠리만쥬입니다. 쿠리만쥬는 일본의 과자인 밤만쥬를 모양을 한 캐릭터입니다. 술을 좋아하는 주당으로 술 자격증도 있을 정도이며 심지어 커피도 마신다고 하는데요. 비록 과묵한 성격이지만 남을 잘 챙겨주는 츤데레 같은 스타일의 캐릭터입니다. 알려진 모티브에 따르면 쿠리만쥬는 수달이라고 하더군요. 사실 어디를 봐도 수달인 것 같지는 않는데 가정 자체를 수달로 해야 캐릭터 분석이 진행될 것 같아서 쿠리만쥬는 수달로 가정하고 분석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제가 분석한 결과로는 쿠리만쥬가 그나마 먼작귀 캐릭터 내에서 수달로서 고증이 가장 잘 된 캐릭터인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과연 왜 그런 것일까요?




쿠리만쥬



밤만쥬 / 출처 : 나무위키







쿠리만쥬는 한국에서 왔을 가능성이 있다.







 쿠리만쥬는 수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일본 수달은 이미 멸종되었다고 합니다. 2012년에 공식적으로 선언했죠. 수달이라는 동물이 모피 품질이 워낙 좋다 보니 그로 인해 무차별적으로 사냥되었고 수달 사냥이 금지되어도 환경 파괴로 인해 서식지를 잃은 것이 멸종 원인이라고 합니다. 1900년대부터 일본에 사는 수달을 꼭 찾겠다는 정부의 노력이 있었지만 이미 떠나버린 수달을 찾기란 쉽지는 않았죠. 그런데 2017년에 쓰시마섬에서 수달이 발견되었는데요. 그런데 아쉽게도 이 수달은 일본에서 살던 수달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건너온 유라시아 수달이라는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그런데 수달이 자생하는 지역 중에서 일본과 가장 가까운 지역이 바로 한국이죠. 그래서 한국에서 건너온 수달이 아닌가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즉, 지금 일본에 사는 수달들은 한국에서 건너온 수달들의 후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죠.



 이미 일본 수달은 멸종되었기 때문에 쿠리만쥬는 일본 수달보다는 한국에서 건너온 유라시아 수달의 후손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즉! 쿠리만쥬는 한국 출생 혹은 조상이 한국 출생이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이미 멸종된 일본 수달 / 출처 : 위키피디아



쿠리만쥬는 한국 태생의 수달일 가능성이 높다.



© danielola, 출처 Unsplash








쿠리만쥬는 간이 매우 튼튼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동물들 중에서 영장류만큼 알코올을 잘 먹는 동물은 없을 겁니다. 물론 몇몇 동물들이 술을 잘 먹는다고는 알려져 있긴 합니다만 불명확하죠. 영장류는 잡식동물이기에 많은 나무 열매를 섭취했는데 나무 열매에 있는 알코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니 다른 동물들보다 알코올 분해 효소가 훨씬 더 잘 발달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코끼리가 비록 술을 먹는다고는 하지만 덩치에 비해선 그다지 잘 먹는 편은 아니죠. 



 그런데! 쿠리만쥬는 육식동물임에도 술을 매우 잘 마시는 것으로 묘사가 됩니다. 열매를 먹는 잡식동물이면 모를까 고기 위주 식사를 하는 육식동물이 술을 잘 마시는 건 정말 보기 드문 일인데요. 쿠리만쥬는 분명 다른 수달들이 가지지 못하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매우 잘 발달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다른 동물들이 마시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커피도 잘 마시는 것으로 묘사가 되어 있는데요. 커피는 간 효소에 의해 분해가 되는데 쿠리만쥬는 이러한 기능도 잘 발달된 것으로 보입니다. 쿠리만쥬는 술과 커피를 잘 마시는 걸 보니 간 기능이 다른 수달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음은 건강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과도한 음주는 조심해야겠네요.


술을 먹어도 가끔 취하기는 하지만 멀쩡한 쿠리만쥬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쿠리만쥬





치이카와에게 커피라는 독약을 주는 쿠리만쥬. 실제로 치이카와는 먹고 나서 부작용을 느끼는 것 같다





쿠리만쥬는 원래 대식가가 맞다.






 제가 먼작귀를 봤을 때 거의 항상 먹는 것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고증이 잘 된 부분입니다. 수달은 대식가인데요. 수달은 자신의 체중의 10%를 하루에 먹어치운다고 합니다. 심지어 15%도 있다고 하더군요. 어느 정도냐면 70kg 정도인 제가 7kg의 음식을 먹는 셈인데, 수달의 음식이 대부분 생선임을 생각한다면 제가 하루에 7kg의 생선을 먹어치워야 하는 셈이네요. 저는 저렇게 먹으면 배가 터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달이 살고 있다면 그 근처에 고기가 아주 풍부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쿠리만쥬가 이것저것 많이 먹는 모습을 먼작귀 내에서 보여주는데 이는 해달인 랏코를 포함하여 지극히 정상입니다. 다만 다른 먼작귀 캐릭터가 저렇게 먹으면 분명 비만이 되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쿠리만쥬는 원래 대식가가 맞다. 저걸 다 먹어도 절대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쿠리만쥬가 냉탕에서도 잘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수달은 항상 물에 젖어 다니기 때문에 체온을 빼앗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수달은 매우 빽빽한 털을 가져 몸이 물에 젖지 않도록 하고 보온 효과를 극대화하죠. 그래서 수달은 겨울에도 먹이를 열심히 찾아다닐 수 있습니다. 쿠리만쥬가 냉탕에서 잘 버티는 건 현실 고증을 잘 한 것이며 당연한 현상입니다.



냉탕을 잘 버티는 수달 쿠리만쥬. 이는 현실 고증을 잘 한 것이다.








쿠리만쥬는 균형감각은 떨어질 것이다.





 쿠리만쥬의 외형적 특징 중에서 수달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꼬리입니다. 쿠리만쥬는 꼬리가 발달되어 있지 않죠. 한국 수달은 몸길이가 60-70cm에 꼬리 길이가 40-50cm나 될 정도로 꼬리 길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죠. 수달의 꼬리는 힘이 좋은데요. 그래서 수달은 이 꼬리를 이용하여 헤엄칠 때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혹시나 두 다리로 설 때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쿠리만쥬는 이러한 꼬리가 없으니 당연히 헤엄칠 때 방향 전환이 힘들 것이고 균형감각도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쿠리만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족보행으로 육상 생활 위주로 하도록 진화한 것 같네요. 마치 인간처럼 말이죠.



꼬리가 매우 짧은 쿠리만쥬. 이는 진화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수달의 꼬리는 상당히 길다. © mariolagr, 출처 Unsplash








마치며






 지금까지 쿠리만쥬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쿠리만쥬는 한국 태생일 가능성이 있으며 간 기능이 매우 탁월하고 원래 대식가가 맞으며 짧은 꼬리로 인해 균형감각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제 결론이었습니다. 쿠리만쥬는 수달의 고증을 그나마 가장 잘 표현하는 캐릭터였습니다. 쿠리만쥬와 랏코는 저렇게 먹어도 비만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만 다른 친구들이 저렇게 똑같이 먹는다면 정말 비만이 되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수달의 서식은 그 서식지에 먹이가 풍부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한국에서 개체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생태계가 조금씩 회복된다는 뜻으로 기분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다만 수달이 횟집의 생선들을 털어먹기도 한다는데 뭔가 웃기면서도 슬픈 상황이네요. 사람과 수달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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