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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Mar 13. 2024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방가방가 햄토리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여러분은 햄스터를 키우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없습니다만 이전에 키우려고 고민했던 적은 있었습니다. 바로 한 애니메이션을 봤기 때문인데요.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이 친구를 보고 햄스터를 좋아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바로 햄토리인데요. 햄토리는 1997년에 처음 등장하여 큰 인기를 끌었으며 2001년에 한국에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면서 한국에 엄청난 햄스터 인기를 끌게 됩니다. 햄토리 특유의 상냥함과 귀여움에 반해 많은 사람들이 햄스터를 키웠을 정도죠. 지금도 2030에서 햄스터 캐릭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가 햄토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수의사가 된 뒤로 본 햄토리는 뭔가 특이한 점이 많았는데요. 과연 햄토리는 어떤 특징을 가진 햄스터일까요?








햄토리를 볼 때만 해도 수의사라는 단어는 내 머릿속에 없었다.









햄토리는 골든 햄스터다.





 햄토리는 오렌지색과 흰색의 털을 가진 햄스터입니다. 전형적인 시리안 햄스터(골든 햄스터)의 특징이죠. 햄스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이 골든 햄스터입니다. 시리안 햄스터는 12-18cm의 크기에 무게는 120-170g입니다. 애완 햄스터로 인기 많은 드워프 햄스터에 비해 배 이상 큰 덩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명은 2-3년 정도라고 합니다. 시리안 햄스터는 워낙 유명하고 우리나라에서 애완 햄스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야생 개체의 경우는 서식지의 지속적인 개발로 인해 멸종 위기라고 하네요. 서식지 관련해서는 할 얘기가 조금 더 있어서 바로 뒤에서 설명할게요.







시리안 햄스터(골든 햄스터)









햄토리는 추위 적응력이 매우 뛰어난 햄스터다.






 시리안 햄스터(골든 햄스터)는 이름 그대로 시리아에서 유래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튀르키예에도 서식하고 있습니다. 시리아와 튀르키예 쪽이라는 건 다소 건조하고 기온이 높은 곳이라는 뜻인데요. 그래서 골든 햄스터는 추위에 매우 약하여 골든 햄스터를 키울 때 가장 유의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추위일 정도죠. 골든 햄스터는 15도 미만의 온도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에는 생명이 위험할 정도입니다. 만약 15도 밑으로 내려갈 경우에는 본인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동면을 합니다. 그러다가 본인이 활동하기에 알맞은 온도가 되면 다시 깨어나는데 이러한 동면이 계속 지속될 경우에는 죽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겨울철에 환기를 위해 무심하게 창문을 열고 닫는 걸 까먹을 경우 햄스터가 죽는 경우도 종종 있죠. 특히 뜨거운 사막에서 지내온 골든 햄스터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햄토리는 눈이 있는 곳에서도 썰매를 타는 모습도 보여줬고, 눈이 녹지 않고 오로라가 있을 정도의 고위도 추운 지역에서도 다른 친구들과 너무 잘 놀고 있습니다. 햄토리는 다른 골든 햄스터들에 비해서 굉장한 추위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인데요. 심지어 목도리나 옷 하나 없이 저렇게 버티는 걸 보니 햄토리는 분명 추위에 비정상적으로 강한 골든 햄스터입니다. 만약 햄토리 같은 골든 햄스터가 있다면 현재 멸종 위기인 골든 햄스터는 금세 개체 수를 회복하고 멸종 위기에서 벗어날 것 같습니다.



오로라가 나타나는 곳은 아주 추운 고위도 지역으로 최소 영하의 기온인데, 이 기온에서도 저 햄스터들은 너무 잘 놀고 있다.








그만 놀아 얘들아!






햄토리는 다른 햄스터들에 비해 굉장히 사회적이다.







 골든 햄스터는 온순하여 사람들이 애완동물로 키우기에는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골든 햄스터는 영역 동물로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다른 햄스터들이 있다면 물어 죽일 정도로 굉장히 예민한 편입니다. 그래서 절대로 골든 햄스터의 경우 1일 1케이지 원칙일 지켜야 할 정도죠. 그나마 드워프 햄스터는 소규모로 무리를 짓고 생활하기는 합니다만, 골든 햄스터는 어림도 없죠. 만약 케이지 내에 같은 골든 햄스터가 아니라 다른 종류의 햄스터가 있다고 하더라도 바로 공격할 겁니다. 



 그런데 햄토리는 다른 햄스터들과도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햄토리의 케이지는 햄토리 본인만 쓰긴 하지만요. 다만 아지트에서 같은 공간에 다른 햄스터들이 있음에도 공격하지 않고 잘 지내는 모습으로 보아 다른 골든 햄스터에 비해 굉장히 온순하고 사회적인 편으로 보입니다. 햄토리 같은 골든 햄스터가 있다면 사육 난이도가 굉장히 낮을 것 같네요. 




햄토리의 아지트가 현실에서는 서바이벌 게임이 벌어질 콜로세움일 것이다.



햄토리는 편식이 굉장히 심하다.




 햄토리는 해바라기씨 외에 사료를 먹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장면 때문에 많은 햄토리를 본 햄스터 보호자분들이 해바라기씨 위주로 밥을 주셨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햄스터는 해바라기씨를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바라기씨는 지방이 많고 칼로리가 높아 햄스터가 주식으로 해바라기씨를 먹으면 비만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햄스터에게 가급적이면 간식으로 조금씩 주되 주식으로는 사료를 먹어야 하죠. 햄토리는 해바라기씨만 먹는 모습만 보여주어 편식이 굉장히 심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행히 햄토리는 다른 골든 햄스터들에 비해 활동량이 굉장히 많기는 하나, 햄토리가 지금처럼 편식이 심할 경우 비만이 될 수 있으니 사료를 조금 더 챙겨 먹어야 하겠습니다.






비만의 지름길








마치며






 지금까지 햄토리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햄토리는 골든 햄스터로 추위 적응력이 뛰어나고 굉장히 사회적인 편이며 편식이 심하여 비만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 제 결론이었습니다. 골든 햄스터를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분양받기도 어렵지 않죠. 그러나 야생에 있는 골든 햄스터는 인간의 서식지 개발로 인해 멸종 위기라는 점은 사실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사람과 같이 지내는 애완 골든 햄스터와 야생 골든 햄스터의 운명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이 참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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