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THE SECOND BEGINNING

by 안다훈



THE SECOND B(B는 Book을 뜻합니다)는 《조금 더 긴 나날들》(가제)을 준비하며 쌓인 자료에 뿌리를 둡니다. 원고를 완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고하며 겪은 일들을 소상히 다루려 합니다. 출판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에세이 《안의 시선》을 내고 5년 지났습니다. 여러 직장을 전전하다 급성 골수 백혈병으로 입원하고 말았네요. 치료를 받으면서 CLASS101을 구독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항암 치료를 시작하기 전이었는데요, 그냥 쉬기만 하면 불안해져서 그랬었지 싶네요. 뭐라도 공부해 보려는 마음이었으나 '에라 모르겠다' 하고 얼마 안 가 관뒀습니다. 퇴원한 뒤에는 성치 않은 몸으로 해야 할 일들을 처리했습니다. 그러다 석 달쯤 지났을 때 여유가 생겼고, 다시 한번 CLASS101 사이트에 들어가서 듣고 싶은 강의를 추렸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인생 여행, 라이프 워크' 강의가 그중 하나입니다. 교재까지 구매해서 끝까지 들었습니다.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아래에 있는 목록은 교재에 적은 내용 중 일부입니다.



LIFE WORK (p.74)


LIFE WORK: 우울함을 극복하고 꾸준히 책을 내는 작가



라이프 워크 모델 (p.77)



2년 프로젝트와 구체적인 전략 (p.91)


2년 후 목표
두 번째 책 출간하기. 못해도 계약서를 쓰기. 정식 출판으로(자비 출판으로는 책을 내지 않겠다).


· 첫 번째 전략
120편을 2025.08.31까지 완성해서 분량을 채운다. 일주일에 적어도 2편을 써야 한다.


· 두 번째 전략
'인스타그램 + 블로그 + 브런치'로 독자를 늘린다. 인스타그램에는 긴 글의 일부만 가져와서 올리고 블로그에 게시한 전문 링크를 올린다. 브런치에는 블로그와 마찬가지로 긴 글 전체를 올린다.


· 세 번째 전략
'일기가 아닌 에세이가 되려면', '읽히는 글이 되려면' 들에 초점을 맞추고 '읽히는' 에세이들을 읽기. 스테디셀러와 베스트셀러(일부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기.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만 사기) 그리고 집에 있는 고전 에세이들. 물론 시집이나 다른 책들도 계속 읽고.



나의 라이프 워크를 이루기 위해 지금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장 하나를 결정하기 (p.92)


점심 먹고 나서 한 시간 동안 세 작가(나희덕, 오은, 이수연)가 쓴 책을 읽고, 저녁 먹고 나서 한 시간 동안 시집과 에세이를 읽는다. 남는 시간에는 '일주일에 글 2편 쓰기'라는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서 몇 줄이라도 글을 쓴다.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되면 상황에 맞게 다시 쓰기.)



나의 라이프 워크를 위한 핵심 동사 3개를 적어 보기 (p.103)


1. 글 쓰다
2. 출판하다
3. 확장시키다








SNS를 해야지 해야지 하고 생각만 하다가 실행으로 옮기는 데 영향을 준 내용입니다.


나를 알리는 종류의 기록.

SNS는 거의 유일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이력서다. 무명의 전문가에서 검색 가능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쌓은 경력이 있다면 직업인으로서의 나를 보여 주는 게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훨씬 유리하다. 인스타그램을 쓱 봤을 때 '누가 봐도 OO' (작가, 화가 등)으로 보이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3초만 봐도) 특정한 직업인으로 보이는 게 핵심이다. 독창적일 필요도 없다. 프로필에 직업, 이름, 이메일 이것부터 명확하게 써 놓는 게 자기를 알리는 기록의 시작이다. 그리고 내 일을 기록하자. 그다음으로 검색 가능한 사람이 되자. 작업물을 보여 줘라.

출처: '캐스터북스' 채널의 '기회를 만드는 기록, 인스타그램 똑똑하게 활용하기!'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x8Kz-0tGBhU





메모지에 적어 벽에 붙였습니다. 저에게 꼭 필요한 말이라고 느꼈죠.


실행해 볼 때 다음 길이 열린다.

출처: https://class101.net/ko/products/6009adf6e3f00f0014927a2b










'두 번째 책을 내야겠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나름대로 계획부터 세웠죠.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게 2024년 7월이기에 계획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투고 경험이 전혀 없었기에 검색하고 고민하고 '이쯤이면 넉넉하려나' 싶은 정도로 정했습니다.





4. 노트_출판계획_1.jpeg
(왼쪽) 벽에 붙인 메모입니다. (오른쪽) 노트에 적은 내용입니다.


투고한다고 바로 출간 계약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데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글 120편은 불가능한 양은 아니지만, 지금 보니 제 상황에서는 욕심을 부렸던 수치인 듯합니다. 첫 책을 낸 뒤에 '반드시 본문의 양을 훨씬 늘려서 내야겠다'라고 했던 다짐에 영향을 받은 거죠. 여하튼 한 편 쓰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각각의 분량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뭘 모르고 설정했으나 당시로서는 별다른 수도 없었네요.





원고를 완성하는 데 딱 1년 걸렸습니다. 절반 이상은 쓰지 않았기에 실은 반년쯤 걸린 셈이죠. 글이 안 써져서 못 쓰고 눈 떠서 침대에 누워 잘 때까지 책만 읽느라 못 썼습니다. 핑곗거리를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한동안 ‘이게 글이 될까?’라는 고민에 시달렸습니다. 글을 쓰려 하면 ‘이게 글이 될까?’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지 않을까?’라는 망설임이 생겼던 거죠. 그러다 보니 쓸 수 있는 글이 없더군요.

그러다 이 질문을 ‘어떻게 해야 납득할 만한 글로 완성할 수 있을까?’로 바꾸자 다시 쓰기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문서 파일을 만들어서 제목을 붙이는 거죠. 내용에는 관련해서 떠오른 생각을 메모하듯 적구요. 투고한 원고에는 글이 77편 있는데요, 제목만 짓거나 초안만 썼거나 거의 다 썼거나 다 쓰고도 안 실은 글이 그 이상 되는 듯합니다.





사진에 적힌 내용처럼 생각을 바꾸면서 다시 쓸 용기가 생겼습니다. 일단 시작하자. 그러고 나서 생각하자. 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생략된 내용이 많지만 《조금 더 긴 나날들》은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됐습니다. 'The Second Book'이 될 원고, 어쩌면 'The Second Beginning'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출판은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는 안간힘에서 동력을 얻었습니다.









인스타그램: anda.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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