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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윤별경 Aug 02. 2024

권태기+갱년기 환장의 콜라보.

나 버리지 마!

[사진: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산산성 하늘전망대]


2019년.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4년째 접어들 때였다.


잠들기가 힘들었고,

모든 게 짜증이 나기 시작할 때

갱년기를 마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편이 보기 싫었다.

말하는 것도, 행동 하나하나

심지어 밥 먹을 때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까지 거슬렸다.

갑자기 화가 나서 밥 먹다가

밥그릇을 싱크대에 넣어버린 적이

몇 번 반복되자, 남편은 놀라서

토끼눈으로 쳐다보기도 하였다.


그때의 우리는

경제적으로 바닥을 치고

었던 시기여서, 나의 마음은

 힘든 상황이기도 하였다.


언니의 가게가 잘 되지 않아

남편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했고

조금씩 갚을무렵

제법 큰돈을 빌려달라고 하여

진돈도 없던 남편은

대출을 하여 빌려주기도 하였고

언니가 마지막으로 얼마를

빌려주면 내일오후에

바로 주겠다는 꽤 큰 금액을

말하여 남편은 의아했지만

이번에도 처형을 믿기로 하며

빌려주기로 하였다.


그러나

그건 언니가 보이스피싱

당한 거였고, 언닌 울면서

집으로 달려와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하였지만

금액으로 당한 건 우리였다.


언니에게 화도 났지만

남편에게 미안함이 컸다.

미안함도 잠시

시간이 갈수록 남편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다.


둘 다 가진 것 없이

태어나서 몸으로 부딪혀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들인데

아무리 나의 언니지만

나에게 상의도 없이

대출까지 면서 빌려줄

생각을 하는지?

내가 어디까지 너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살아야

되는데?


화를 내다가, 울다가

 독한말들을

남편에게 쏟아냈었다.


잠을 잘 수가 없어 병원에

처방받으러 가니,

의사 선생님이

"00 씨! 권태기와 갱년기

같이 왔네. 약은 일시적이니,

며칠분만 줄 테니 될 수 있으면

먹지 말고 남편이랑 데이트

하면서 섭섭했던 이야기들을

하는 게 좋아."


우리 가족의 상황을 잘 아시는

동네의사 선생님의 조언이었다.

하지만,

남편에게 섭섭함과 미움의

날들이 계속 이어져갔다.


몇 달 후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에

나의 눈치를 보던 남편이

"당신 아직 화가 난 거야?"

"아니, 왜?"

냉랭한 나의 말에

"혹시 나랑 헤어지려고

그러는 거 아니지?"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해 가만있으니,

"나 버리지 마. 부탁이야!

당신이 를 버리면, 난

갈 데도 없어"


남편의 뜻밖의 고백(?)에

마음이 아리게 매여와

후욱하고 눈물을 터트렸다.


이 남자. 참으로 외로웠구나!

나 때문에 더 외로웠구나.

그래. 그래. 이 누나 가

너를 버려두고 가지 않을게.


나의 갱년기는 차츰 좋아져 갔고,

남편과  난

좋았다가, 서로 삐치기도 하고

우루룩 싸우기도 하고 지냈다.




엄마가 아팠을 때

응급실에서 밤새 간호한 사람도,

퇴근길에 매일 엄마에게

달려가서 옆에 있어준 사람도,

엄마가 돌아가셨을 땐

상주노릇과 엄마의 마지막길을

잘 보드린 사람도 남편이었다.


올해 초

대학교심리학개론 수업범위 중

타로를 보고 난 후 느꼈던 점을

리포트제출하라고 하여

처음으로 타로를 보게 되었다.

사주와 타로를 같이 설명해 주었다.


올해 대운이 있으며,

경제적으로 올하반기부터

풀릴 것이며

앞으로 걱정 근심 없이

살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기분 좋은 말들이 이어져 다행이다

싶었고,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남편!

조금만 기다려봐~

우리도 언젠가는

잘 살날이 꼭 올 테니!


우리집수국. 장마후 풀인지 나무인지 구분이 되지않아 뽑다가 힘들어 제초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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