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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윤별경 Aug 12. 2024

불편한 시선들과 불편한 말들~

너희들이 이혼을 알아?


지난 토요일.

고등학교동창모임에 참석했다.

15년 넘게 이어온 동창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한 거였다.


병원근무할 때는 3교대근무인

나와 시간이 맞지 않았고,

종교시설의 사무장으로

근무했을 때는 주말이 더 바쁜

나였기에 참석을 하지 못했다.

일 년에 4번 모임도 참석하지

못한 나였다. 친구들과는

꾸준히 연락하고, 친구들 모임에

가지 못했던 난 찬조금을

낼 때도 있었다.


모임은 주로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1박 2일이었고,

밴드로 보았던 친구들 모임은

화기애애했고 재미있어 보였다.


공휴일 휴무인 직장을 옮기면서

참석을 할 수 있었고, 일요일은

지인분의 아들결혼식이 있어

1박은 하지 못하며, 잠깐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친구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였다.

친구들은

"가스나야. 얼굴 보여주는 게

중요하지. 걱정 말고 와라"


저녁 5시 친구들이 모인다고 했다.

모임장소도 집과 가까운 팔공산 쪽

민박집이었다.

 년 만에 보는 친구들이었기에

(몇 명의 친구들은 개인적으로

보기도 하였다)

사춘기소녀로 돌아간 듯

떨리기도 하였고,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였다.


하나 둘씩

친구들이 오기시작했고

반가움에 악수와 포옹으로

안부를 묻기도 하였다.

우리 학년 150명 가까운 친구들

지만 40명 정도 참석을 하였다.


친구들의 얼굴은 밴드에서

사진으로 보긴 하였지만

많은 시간들이 지나갔던걸까?

친구들은 변해있었다.

예쁘고 풋풋했던 아이들이

주름이 많이 생긴50대후반의

아저씨, 아지매들었다.


소고기, 오리고기, 삼겹살에

여러종류의 술들을 친구들은

자유를 만끽하듯 셔댔.



술이 거나하게 취한 친구가

하소연을 하기시작했다.

바람을 끊임없이 피우는

남편때문에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였다.

갑자기 나에게

"야! 윤서기(고등학교 3년을

반에서 서기를 맡아하여

나의 별명이 되어버렸다)

니 이혼할때 개안터나?

지금이야 이혼이 흠이 아이지만

20년전은 사람들은 삐닥하게

봤을거 아이가"


다른친구와 이야기하고있어서

상세하게듣지를 못했던 난

순간적으로 나에게 내려꽂혔던

질문인걸 알아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고 보니 오늘 온 친구들은

이혼한 친구들이 없었다.

결혼못한 남자친구 몇 명이 있고,

사별한 친구들이 몇 명있었지만

이혼한 친구는 나밖에 없었다.


"뭐가 궁금한데?"

나의 물음에, 그 친구는

술에 취해 혀가 꼬이며 말을했다.


"가시나야! 남들이 너한테 뭐라고

안카더나.살면서 이혼녀라고

안 째려보드나? 나는 그런

시선들이 싫어서 이때까지

이혼 못하고 살았다.

니는 안서럽더나?

니 처럼 나도 이혼 확 해뿌고

다시 재혼할까보다.

한번사는 인생 뭐할라꼬

한 놈한테 질질끌리고 사노

맞제? 참 용타! 윤서기"


"니가 이혼을 아나?가스나야

숨을 못 참고, 죽고싶었을때

살려고 발버둥치며 했던게

그 선택이다. 지랄같은 가시나

어디서 니 같은게 사람을 함부로

잣대로 평가하노?

이혼도 못 하는주제에

어디서 피해자 코스프레하노?

골빈 가시나"


친구들의 만류에도 속사포로

욕을 한바탕하고 나와버렸다.

친구들이 술 많이먹고

횡설수설 한 것같으니 니

이해해라 달래었지만,

그 자리 있고 지않았다.


학교다닐때

농땡이였던 아이

공부를 지지리도 못했던 아이

나에게 매번 시비걸던아이

나의 첫사랑을 빼앗었던아이

그래서 미웠던 아이였지만

금은 미움이 없었다.

세월이 변해서 그 아이도

성실하게 살았을꺼라고

믿었던 나 자신이 미웠다.


그 친구는 왜 아직 나를 미워할까?

나에게 왜 이런 아픔을

주었을까?

다른 친구들도 나를 불편한

선들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나는 왜

나 스스로 자격지심 때문에

날 선 말들을 그 아이에게 했을까?


이혼을 하고 몇 년동안 아파했던

로 돌아가

그날 나는

몸살과 고열로 아파다.


고등학교 예쁜 추억들이,

너무나 아픈 임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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