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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립 Jun 20. 2024

정신건강의학과에서 ADHD 치료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정신건강의학과 #ADHD비율? #정신질환진료통계

자신에게 관심 있는 소재에 더 에너지를 들이는 본능에 따라 제 진료소에서 ADHD로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분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ADHD 치료제가 관리 품목이기도 하고 치료제에 보수적인 우리나라 정책상 중추신경자극제 처방이 늘어나는 의원은 식약처의 요주의 대상이 되어 일종의 경고장 같이 보이는 안내장을 받게 됩니다.


ADHD 진단에 보수적인 동종 종사자 선생님들 중에서는 ADHD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류에 편승한 상술로써 일부 의사들이 ADHD를 과진단하는 것 아니냐며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ADHD에 관련된 창작 활동에 대해서는 저희 진료소를 노출하지 않고 간혹 먼 타지에서 문의가 오더라도 연고지 인근에서 치료받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1년은 초진 진료를 최대한 제한하여 취약해진 재진 진료에 충실하고자 했기에 ADHD 진단이 시류에 편승한 진료 방식아님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누가 저한테 뭐라고 한 것은 아닌데 굳이 이렇게 쓰는 게 괜한 오바 같기도 하네요 ==:)


제 진료방식은 처음 찾아올 때 호소하는 정서문제로 진료를 한참 지속하는 중에 ADHD로 진단하는 경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럼에도 ADHD 치료제를 처방하는 비율이 2~3년 전에 비해 많이 늘었다는 생각에 갑자기 제 하루 진료인원 중 ADHD 진료 비율이 어느 정도일지 급! 궁금하여 어제 통계를 돌리고 늦 퇴근을 하였습니다.


먼저 ADHD에 대해 진료와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나라에서 집계된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자 대비 ADHD 진료인원 비율은 15~2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ADHD가 성인 인구에서 3~5%에 가깝다는 유병률을 고려하더라도 이 비율은 납득이 됩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다음 그래프를 통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환별 연도별 진료인원

먼저 국내 주요 질환 진료인원 통계입니다.

이 중에서 파란 형광색 줄이 그어진 정신 및 행동장애 (F코드질환) 즉,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7년 293만 명에 달하고 2021년은 375만 명에 달하여 코로나 이후 급격하게 정신과 진료가 늘어나면서 상당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당일 초진 진료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게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타과보다 시간이 소요되는 특성상 진료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바로 수용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음은 ADHD 진료인원을 살펴볼까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ADHD 연령별 진료인원

ADHD 연간 진료인원의 수는 더 가파르게 상승 중입니다. 2021년은 99488명 2022년에는 139696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ADHD의 과진단을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당연히 ADHD 증상의 객관적 판단이 어려운 만큼 오진단을 막기 위해 신중하게 진단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 통계로 ADHD가 과진단 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ADHD로 오진단 될 가능성은 늘 있습니다만
최근 MZ의 트렌드로서 ADHD진단이 유행한다고 말하는 것은 오류가 있습니다


위 도표에서 2021년 기준 정신질환 진료 인원 375만 명 대비 ADHD 진료인원 99488명은 2.6%에 불과하고 2022년 추정 기준으로도 3%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8년 이후 빠른 증가는 2016년 9월에 성인 ADHD 치료가 드디어 의료보험 적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저희 원에서는 비율이 어땠을까요?

프로그램에서 실인원 통계를 추출하는 게 시간이 소요되어 내원회수로 통계를 내봤습니다.


두구두구두구두구....


네!  20.4%입니다.  


타 기관에 비해 많이 높은 이 비율은 최근 글로벌 연구에서 조사된 비율의 중간값에 근사합니다. 

그리고 ADHD 진료받는 분들의 내원 간격이 다른 진단으로 진료받는 분들보다 1.5배는 잦기 때문에

실인원으로 추정하면 15% 비율로 예상됩니다.  

(ADHD진료군이 젊은 연령대인 특성상 약 처방 위주의 진료를 원하시는 고령자분들에 비해 내원 간격이 짧고 약 조절을 더 자주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래도 국내 의료기관 평균 비율에 비해 꽤 높지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ADHD를 열심히 진료하고 있다고 받아들여지기보다는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국가의 시선을 받게 되니 상당히 부담스럽고 불편한 심정입니다.


각 지역 보건소 홈페이지에는 마약 예방 캠페인 팝업에 ADHD약을 포함해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된 중독 예방 교육에서 ADHD약을 마약과 같이 설명해서 약 중단을 결정한 학생도 제 환자분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ADHD 치료제 관리나  진료의 부담스러움? 이유로 ADHD 진료를 하지 않는 의료기관도 있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특정 의료기관들에 ADHD 진료가 쏠림 현상이 생기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식약처에서 혹시라도 '너희만 ADHD 진료 인원 비중이 타원에 비해 높은 이유를 설명해 보라'라고 하면 지금의 자료를 제시하면 되겠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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