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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니버스 Apr 23. 2024

곱창에 소주가 땡기는 날

내가 이런 날이 있다니

출장갔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유투브에서 먹방을 하는 연예인을 봤다.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려는데 곱창이 구워지는 비주얼이 너무 찬란했다.

그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순간이 되어버려 잠시만 볼까하고 에어팟을 끼고 한참을 봐버렸다.

입에는 침이 흥건하게 고인 채 눈에는 분명 초점이 나간 상태였을거다.

갑자기 ‘쫙’하는 소리와 함께 소주가 따진다.

예쁘게 한잔 담더니 화려하게 구워진 곱창 한점과 소주 한잔을 가볍게 들이킨다.


미칠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시속 300km로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려 그 근처 어딘가에 있는 곱창집을 수소문하고는,

냉장고에 한달동안 묵혀둔 소주를 ‘쫙’ 소리를 내며 뚜껑을 날리고는 한잔과 한점을 먹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저 입을 벌리고 초점을 흐린 후에 화면만 보고 있다.


힘들어 연락한 후배는 소고기를 못먹는 곳, 인도에 출장을 가있었다.

곱창에 소주가 땡긴다라고 메세지를 보내니, 인도 출장이란다.

정말 바른 길로 인도하고 싶다. 소주와 곱창과 함께.


난 정말 소박한 꿈을 지난 사람이다.

그저 많이도 아닌, 딱 한점과 한잔을 원할 뿐이다.

내일 한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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