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면서 어느 날 심하게 아픈 적이 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고 잠도 못 자고 밥도 몇 날 며칠을 제대로 먹지 막 했다.
몸이 아프다 보니 당연히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었고 나는 시골에 있는 친정엄마에게 도움을 청했다.
엄마는 딸이 아프다는 소리에 한걸음에 달려와주었고 나 대신 아이를 돌봐주셨다.
나는 그 이후로 병원에 가서 상담도 받고 약도 먹으면서 조금씩 회복을 할 수 있었다.
상담을 받으면서 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말씀해 주셨다.
" 스트레스가 머릿속에 가득 차 있어서 과부하가 온 것 같아요"
" 아이돌 보는 것에 너무 집중하지 말고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을 해보라"라는 조언이었다.
나의 아픔의 원인은 "스트레스"였다.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몸의 신호가 왔고 나는 이렇게 지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내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과 마음은 괜찮지 않은데 그냥 아무렇지 않게 똑같은 일상을 마주하면 나중에 이런 일이 되풀이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두려웠다.
그 이후로는 나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를 돌보면서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었고 열심히 찾아본 결과 나의 SNS채널을 운영하고 재택알바를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글 쓰는 것이 하루 루틴이 되었다.
돈을 벌 수 있는 글과 진짜 내가 싶은 글과 차이를 두고 매일같이 써 내려갔다.
글을 쓰면서 큰돈은 벌 수 없었지만 내가 조금씩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예전에는 회사에 나가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던 시절이 생각났다.
엄마인 시점에서 벗어나 나도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소소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집에서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엄마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한 여자로서 나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그 시간이 좋았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매일 글을 쓰고 있다.
글을 통해 아주 느리지만 조금씩 삶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글이 있어 삶의 힘듦과 우울한 시간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고 몸이 아프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나는 그 이후로 모든 스트레스는 나에게 아픔이 아니라 나를 위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스트레스가 내 안에 오래 머물러 있다면
그것은 내 몸이 그만큼 더 간절하게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방증인 것이다.
나같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면
그냥 주저앉아 있는 것보다 왜 내가 이렇게 몸과 마음이 아프고 힘든지
스스로에게 제대로 물어봤으면 좋겠다.
우린 모두가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