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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태 Sep 12. 2023

캄보디아 식도락 여행 1

첫날

5박 6일의 캄보디아 프놈펜여행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몸무게의 앞자리가 바뀌었습니다.


이건 살이 찐게 아니라 내 마음속에 캄보디아에 대한 추억을 찌운거니 절대로 빼지 않겠다는 개소리에도 와이프가

별말 없는거 보니 본인도 나만큼을 살이 쪄서 왔나봅니다.


캄보디아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지 이제 3일차,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글귀가 머리속에 떠나지 않아 최대한 기억이 많이 남아있을때 여행기를 남기고자 합니다.


일단 이번 여행은 추억 여행입니다. 2009년 12월 부터 2020년 1월까지 10여년이 넘는 기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30대를 보낸 제2의 고향 캄보디아 프놈펜. 2020년 1월 캄보디아를 떠날때에도 분에 넘치게 많은

응원과 배웅을 받았음에도 뭔가 아쉬웠던 헤어짐을 다시 한번 찾아보는 여행입니다.


1년뒤에는 놀러가려던 계획이 코로나19로 인하여 3년 8개월이나 늦어지면서 마음속에는 그리움을 넘어서서 처절한 향수병이 생긴 상황이었다.


사랑했던 이웃들 맛있었던 음식에만 집중하기로 한 여행입니다.


첫날

첫날 도착은 현지시간으로 23시 30분.. 지인의 집에 도착하니 생각지도 못했던 웰컴 드링크가 나옵니다.

배려는 지능이라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분들은 천재입니다. 5시간 30분간의 비행에 대한 피로가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완벽한 시작을 만들어주신 지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최근 방송된 킹더랜드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소녀시대 윤아입니다. 해맑은 미소가 매우 아름다웠던 여주인공보다 지인분의 미소가 더 빛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가볍게 웰컴 드링크로 시작했는데 근황토크를 마치고 나니 웰컴 드렁큰이 되어 있었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할 계획이었는데 이미 시작이 창대합니다. 이 여행의 끝은 어떻게 될까요?  


이 지인분들은 가는 날까지 너무나 행복한 추억들을 만들어서 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이글을 쓰는 내내 문장마다 넣어야 하겠지만 그러면 여행기가 아니라 감사편지가 될 듯하여


꾹꾹 눌러 참고 하루에 한번씩만 감사 인사말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쨋날이 밝았습니다.


아침을 먹어야 합니다.  


무려 3년 8개월을 기다렸던 캄보디아 대표 음식. 꾸이띠우...


최근 한국에도 캄보디아 분들이 많이 오시면서 캄보디아 식당도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꾸이띠우가 그리울때는 일일이 찾아다니며 맛을 보기도 했지만, 결코 현지에서 먹었던 맛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돈 아껴서 차라리 캄보디아를 가자라고 결심한 계기입니다.


스방다라 식당으로 향합니다. 뚤꼭에 위치한 작은 꾸이띠우 집이지만 교민분들도 많이 찾으시는 전통의 맛집입니다.


여기 살때 우리도 손님이 오시면 꼭 모시고 가는 식당이었습니다.


예전에 나이 많은 매니저 할아버지가 홀관리를 기가 막히게 잘 하셨었는데, 이제는 보이지 않아 속상했습니다.


어딘가에 건강하게 노후를 잘 보내고 계실거라 믿으며 주문을 합니다.


이 집은 꾸이띠우가 맛있지만, 다른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꾸이띠우깟이라는 비빔 꾸이띠우를 파는 곳이기도 합니다.


꾸이띠우 깟은 넓은 쌀국수 면에 고기 야채를 넣고 피쉬소스에 비벼먹는 쌀국수 입니다.  새콤달콤한 맛이 매력입니다. 꾸이띠우에 질리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음식이 나오고 국물부터 천천히 맛을 봅니다


이 날을 위해 수십편의 먹방 유튜브, 수십권의 음식 만화책을 섭렵하며 맛표현을 연습했지만, 역시 이론과 실전은 다릅니다. 그냥 눈물이 날만큼 맛있었다라는 표현으로 대체하겠습니다.


국물의 감칠맛, 얇음 면발의 쫄깃함, 해산물의 시원함, 거기에 반찬으로 먹는 고추짱아찌(머떼쮸)의 매콤, 달콤, 새콤함.


3년8개월간 기대했으면 보통 어떤 음식이든 기대에 못 미치기 마련인데.. 이건 오히려 기대 그 이상의 맛이었습니다.


우리가 떠나오고 나서 수많은 신생 맛집들이 생겼다고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전통의 강호에 집중하기고 했습니다.


중국전통 무협속의 화산파, 무당파같은 전통의 강호같은 전통맛집, 원조맛집, 노포맛집들... 신생 마교가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언제나 승리는 우리 전통무림협회 아니겠습니까.  


구관이 명관이다. 이런말들이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깊은 맛에 우리의 추억까지 담겨있으니 신생 맛집들은 끼어들 자리도 없고, 따라갈 여력이 없습니다.


감사하게 같이 가 주시고 음식까지 사주신 철우형님 순옥언니 분께 다시한번 지면을 빌려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아침을 먹었으니 이제 점심을 먹어야 합니다.


우리는 여기 도착하고 부터 분명하게 결심햇습니다. "가볍게 먹거나, 간단하게 떼우자는 없다!! 모든 순간 무겁게, 그리고 배부르게 먹자!!" 진심이 담긴 결심입니다.


아침을 먹고 이온몰이라는 캄보디아 대형 쇼핑몰로 갑니다.


점심은 다품종 정량 식사.


일단 아침식사의 디저트로 스노우 요거트를 시작하고 나서. 양념 감자칩으로 점심식사 전 위장 예열을 합니다.

디저트와 에피타이저를 같이 먹는 기이하고 행복한 순간이 사는동안 몇번이나 있을까요...


프리첼과 레몬에이드(auntie anne's)를 곁들입니다.


TMI지만 예전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이 프리첼을 먹었을때 정말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정말 하루종일 와이프와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그런지 한국에서는 그 맛이 안나더군요. 그냥 TMI입니다.


잠깐 쇼핑몰 구경을 하면서 점심으로 먹을 미차와 초밥을 구입했습니다.


미차는 무조건 길거리 미차를 먹어야 합니다. 꼬들꼬들한 라면 면발에 기름에 튀긴 계란 후라이가 얹어 있어야 진정한 미차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랜 한국생활로 인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제 내장이 감당하기에는 길거리 음식은 너무 강력하기에 일단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구입합니다.

면은 일반 면발이고 심지어 계란후라이도 없습니다.


약해빠진 내장 녀석.. 40년간 살아오며 이렇게 너에게 실망한 적이 없었다...

근육운동만 할 게 아니라 위장 운동을 꾸준히 했어야 한다는 후회를 합니다.


그러나 다행이도 맛이 있습니다. 역시 조미료는 진리 입니다.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야 합니다.


저녁은 다음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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