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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태 Sep 13. 2023

캄보디아 식도락 여행 5

2일차 저녁식사와 프놈펜 야경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2일차의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여행에서 돌아온지 벌써 5일이나 지났지만, 후기글을 쓰면서 한장 한장 사진을 보면 그때 그 순간의 맛, 기분, 그리고 대화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고 하지만, 아직 휘발되기 전의 기억은 살아있는 것처럼 온몸으로 그 순간을 다시 느끼게 해줍니다.


머리가 좀더 좋았으면 그 순간들이 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까요?   라는 헛된 생각도 해봅니다.


저녁은 제 캄보디아 식도락의 원픽!! 삼다 레스토랑입니다. 현지에서는 삼두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Sam Too Restaurant

주소: 42-44 E0E1, Kampuchea Krom Blvd (128), Phnom Penh, 캄보디아 



캄보디아에서 직장을 잡고 살때에는 아무래도 미래를 위해 생활비를 아껴야하니 2개 먹을거 하나만 시켜 먹거나,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해먹는 경우도 많았는데, 지금 관광객으로 다시 찾아오니 하나만 먹어도 되는 걸

2개씩 시키고, 양이 많이 부족하지 않더라도 음식을 꼭 더 시키게 됩니다.


지갑을 얇아짐에 반비례로 뱃살을 두꺼워지지만, 이렇게 신나는 식도락 여행을 언제 또 와보겠습니까?


여행와서 아껴야 될 건 와이프의 잔소리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다시금 잔소리를 안아끼시는 한결같은 와이프님이 너무 좋습니다..

 


삼두식당의 대표 메뉴는 바로 주문번호 A4 / 돼지고기 차슈를 올린 완탕면!!입니다.


캄보디아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주 이식당에서 점심을 사먹었습니다. 신입때 메뉴 선택의 자유가 없을 때 처음 먹었던 바로 이 메뉴가 이후에도 꾸준히 제 최애 음식이 되었습니다.  


일단 제가 먹을 완탕면을 시키고, 와이프의 선택인 연두부찜과 아이들을 위한 꽃빵 튀김을 시킵니다.


보통 여기에 소프트 크랩(이 식당 소프트 크랩은 맛있지만 좀 짭니다, 싱겁게 해달라고 요청하시면 좋습니다.)을 시켜야 구색이 맞지만, 부끄럽게도 배가 조금 불렀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위장은 얼마든지 크기를 늘릴 수 있다는 실험을 본 적이 있었는데, 왜 제 위장의 크기는 의지와 상관없이 고정되어 있는 걸까요? 아니면 의지가 아직 약한건가요? 답이 없는 물음을 머리에 두고 슈마이라고 불르는 돼지고기 딤섬 하나를 추가로 시켜 아직 꺽이지 않은 의지를 보여줍니다.  


식당에서 근무하시는 이모님도 저와제 가족들을 아직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기억에서 잊혀질때 사람은 죽는다고 합니다. 여기와서 이래저래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음식이 나오고보니 맛은 예전 그대로인데, 양이 예전보다 줄어든 느낌입니다. 그냥 제 덩치가 커진 탓으로 작아진 양에 대한 변명을 해봅니다.


완탕(만두) 튀김, 연두부찜
주문번호 A4 완탕면 고추와 같이!
꽃빵튀김, 딤섬, 우리가족

음식을 앞에 두니 "나 지금 엄청 신나~" 복수를 다짐하는 문동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는 생각나지 않도록 아주 뱃속가득 채워두고 갈 예정입니다.


완탕면은 처음 나왔을때 국물은 아무런 맛이 없습니다. 무(無)맛!! 그런데 면을 잘 풀어주면 그 순간부터


감칠맛이 확 살아납니다. 마술같은 음식입니다. 꼭 잘게 썬 고추를 달라고 해서 같이 드셔 보세요.


꽃빵은 연유에 찍어먹는데 아이들도 어른들도 저같은은 어른이들도 참 좋아하는 맛입니다.


완탕면 2그릇까지 총 6가지 음식을 먹고 한국돈으로 3만원정도 나왔습니다. 배터지게 먹은 양 치고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입이 호강했으니 이제 눈이 호강할 차례입니다.


캄보디아 하면 어두운 이미지를 떠올리시리는 븐들이 많습니다. 제 주변 지인만 해도 여기 오기전까지는

우물도 파서 먹어야 할거 같고 가난한 극빈국, 개발 도상국의 TV로만 소모되는 이미지를 생각하고 있었셨습니다.


그러나 막상 와보면 적어도 프놈펜만큼은 이런 별천지가 없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고층건물들, 도로를 가득 메운 고급 신차들, 화려한 명품매장들..

제가 캄보디아 떠난지 3년 반, 길지 않은 그 기간 동안 더욱더 많은 고층 빌딩들이 생겼습니다.

성공 여부를 떠나서 이런 고층건물들 덕분에 프놈펜의 야경은 확실히 훨씬 풍성해졌습니다.



프놈펜에서 야경을 보는 스팟은 크게 두곳으로 구분합니다. 일단 시내 중심에서 보는 도시의 야경,

그리고 강변의 술집에서 보는 강변의 야경!!


먼저 강변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유명한 술집 중 하나인 "LE MOON"으로 향합니다.


왓우날롬(우날롬은 눈썹이라는 뜻으로 부처님 눈썹을 보관하고있는 절이라고 합니다.) 옆에 자리잡은 Le Moon 바는 4층에 자리잡고 있는 옥상 바로 강변의 야경을 보기에 꽤나 괜찮은 장소입니다.


저와 와이프는 칵테일을,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시켜주고 강변을 보며 이번 여행이 얼마나 즐거운 지

주입식 교육을 시켜봅니다. 나중에 늙은 어머니, 아버지 모시고 꼭 또 와야 된다고 반강제로 약속도 받아내 봅니다.   


"Cambodia Holiday" 지금 우리와 너무 딱 맞은 이쁜 이름의 칵테일를 시켜봅니다. 틀니가 올라가 있는거 같아서 흠칫 했습니다만 자세히 보니 파인애플 말린것 입니다. 저같이 촌스럽지 말라고 미리 말씀 드립니다.

이쁜 이름에 비해 맛은 크게 없습니다....

 

이것저것 섞어먹는 술이라는 점에서 우리네 폭탄주와 다를 바가 없지만, 가격이 어마무시한 한국에 비해서 한잔에 8천원정도 되는 이 나라 칵테일은 그나마 부담이 적습니다. 거기에 아름다운 야경까지 더해지면서 여기서는 술이 아니라 분위기를 먹어야 합니다.


Cambodia Holiday,  블루 마가리따. 패션플릇 모히또

강변 아경을 보았으니 이제 자리를 옮겨 프놈펜 시내 야경을 보러 갑니다.


바이통 호텔 옆에 Amass Central Tower 25 층 옥상에 HighGround Sky Bar가 새벽 2시까지 운영을 합니다. 가격은 물론 다른 바에 비싸지만, 말씀 드린것처럼 경치 값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물론 지갑은 여전히 불편하겠지만요..


프놈펜에는 고층 건물 옥상에 보통 이런 바들이 하나씩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옥상 바를 잘 못본거 같은데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시골이라서 그런걸까요??




늦은 시간이지만 아무런 걱정도 없이, 스트레스 없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멍하니 야경을 보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저에게 주는 꽤나 괜찮은 포상입니다.


좋은 상을 받았으니 더 힘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2일차 밤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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