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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딴생각 brant Dec 29. 2021

600원으로 할 수 있는 새해 선물

 바로 포춘쿠키입니다!! 저는 100개 들이를 6만 원 정도에 구매하였으니, 1개를 선물한다고 하면 600원 정도면 충분하겠죠.


 어렸을 때 고급(?) 중식당에서 처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스민 티 냄새가 가게 전체에 짙게 배어있는 곳이었는데, 식사가 끝나고 후식 과일과 함께 포춘 쿠키를 주셨던 게 기억납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냥 과자인 줄 알았는데, 열어보면 행운의 메시지가 있다고 말씀하셔서 신기해하며 호기심을 갖고 살펴보았던 것 같습니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메시지의 정확한 내용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꼬마였던 저를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말들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한동안 포춘쿠키의 존재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다가, 작년 연말 우연히 들린 동네 중국집에서 연말 이벤트 선물로 포춘쿠키를 받았습니다. 오랜만이라 너무 반가웠는데, 그 가게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 10,000원에도 함께 당첨되어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더 좋았던 건 종이 속의 메시지였습니다. 내가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내는 한 해가 될 거라는 그 메시지가 실제로 2021년의 저를 일 년 내내 힘나게 해 주었으니까요.


 뒷면에 적혀 있던 만원 어치 포인트를 사용하려면 포춘쿠기 종이를 다시 돌려줘야 할 것 같아서, 결국 포인트는 사용하지 않고, 1년 내내 지갑 속에 종이를 고이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포춘쿠키 종이가 지갑 속에 있다는 것은 잊고 지냈었는데, 힘든 일이 있거나 내가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만 같아 마음이 불안할 때, 문득문득 떠오른 메시지가 제 기운을 북돋아주었습니다.


 새해를 맞아, 초등학교 졸업과 중학교 입학을 앞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줄까 고민을 하다가, 포춘쿠키를 선택했습니다. 아이들의 13년 인생에 커다란 변화의 시점이 될지도 모를 내년 한 해,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마주하는 순간에 옆에서 기운을 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테니까요.


 25명의 아이들에게 주고 남은 쿠키가 75개나 되어 고민하다가, 교무실에 가져가서 선생님들께 하나씩 뽑아가시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선생님들이 애들보다 더 좋아하시네요. 식구들이나 친구들에게도 주고 싶다고 몇 개 더 줄 수 있는지 물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단돈 600원으로 이렇게 사람을 기쁘게   있다니! 앞으로 연말마다 포춘쿠키  박스씩 사서 여기저기 나눠주는 산타(?) 되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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