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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라 Nov 07. 2024

사랑하는 우리 영순할매

<2022년 어느 여름날의 기록>






“우리할매 강하지? 강하니까 잘 버틸 수 있지? 응???”


나의 애틋한 물음에 그 힘듦 속에서도 고개를 연신 끄덕이던 모습이 평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태어나 느끼는 슬픔 중에 가장 큰 슬픔인데, 우리할머니에게 받은 사랑에 비하면 이 애도는 한없이 부족하다.



장례 기간 동안 우리할머니를 기려 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셔서 진심으로 감사했고 할매가 수십 년을 바쳐 이루어낸 유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의를 표해주시는 분들마다 “손주들 잘 둬서 할머니 행복하시겠다.” 하셨는데 내가, 우리가, 우리할머니 덕분에 행복했고 그 사랑과 행복으로 평생을 살아낼 수 있다. 이번 생에서 우리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지막 순간에 꼬옥 안아 드릴 수 있고 입맞춤해 드릴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



사랑하는 우리할매, 더없을 사랑을 생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온기 가득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르게 키워주신 만큼 부끄럽지 않은 손녀가 되도록 노력할게.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그리며, 당분간은 가슴이 미어지겠지만 우리 걱정은 하지 마. 50년 만에 만나는 할아버지와 힘껏 웃고 많이 사랑하며 쉬고 있어. 할매의 노력과 할매의 최선은 마음속 깊이 묻어두고 기억할게. 사랑해 고마워 내게 다시없을 무한한 사랑을 주셔서, 다시 만나면 더 많이 손잡아 주고 안아줄게.



조의를 표해주신 분들께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저희 할머니께서 할아버지 곁으로 가시는 골목골목이 화사한 꽃길이었고, 환한 빛으로 따스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기억하고 보답하겠습니다.



2022년 6월 2일, 12시 38분,

내 세상의 전부인 우리할매가 하늘의 별이 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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