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할머니
2023.07.05.
사람은 마음에 묻고 사는 거라는 말이 생각난다. 내일이면 할머니가 할아버지 곁으로 가신 지 400일이다. 올해 서른 살이 되었는데 29년을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너무 소중하고 또 너무 당연한 존재. 늘 내 옆에 있을 것 같던 나의 할머니.
할머니와 마지막 대화를 잊고 싶지 않아 기록한다. 삶을 살아가며 마지막 순간을 알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한 나의 할머니와의 마지막 순간을 알 수 있었다면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달라졌을 텐데. 내 입장이 아닌 할머니의 입장에서 이야기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매, 치료 잘 받을 수 있지? 할매는 잘할 수 있어.” 이 말이 마지막이고 싶지 않았는데 나의 그 말이 할머니에게는 마지막 원동력이자 마음의 짐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속상하다.
형체가 사라져도 누군가의 마음에 남아 있다면 정말 사라진 게 아니라고 하더라. 내가 죽어도 이 글은 남을 테니, 소중한 나의 할머니. 김영순 할머니를 오래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다.
2023년 7월에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2024년 8월에도 여전히 이렇게 생각하여 할머니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소중한 나의 할머니.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