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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욱 Jul 28. 2024

'윤스가' 밴드 이야기

음악은 삶이 되어 흐른다

만약에 여러분이 병원에 30년 넘게 입원해 있으면 당신에게 와서 음악을 들려줄 친구가 있나요?  

   

 안녕하세요?

 예술가의 가시밭길을 걷기 시작한, 초보 작가 양지욱입니다. 이제부터 ‘윤스가’라는 무명 밴드 이야기를 하나씩 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그 팀에서 작사를 맡고 있답니다. 아직은 무명  밴드이기에 가끔은 콘크리트 벽 지하에서 울고 있는 귀뚜라미가 아닐까! 생각되는 순간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여름날 끊임없이 우렁찬 소리를 지르는 매미가 되기를 마음 한구석에서는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영화와 같은 일들이 앞으로 펼쳐질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 말이죠.   

   


 ‘윤스가’는 Yoon's 형제들이 뭉쳐서 만든 밴드입니다. 2022년 9월 6일 첫 번째 싱글앨범 「경포&」을 멜론에 등록하였습니다. 이후 CCM(복음성가)인 「나 아닌 당신 뜻으로」, 「말씀 따라 그대로」를 발표하였습니다. 다음에 대중가요인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얀 이별」, 「콩딱콩딱」을 발표하고 현재 일곱 번째 곡 「스쳐 가듯 비」를 만들고 있습니다. 계속하여 창작품을 만들고 발표할 예정이죠.

 노래와 연주를 통하여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평온함, 감사, 그리움, 순수함을 전하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아직은 초심을 버리지 않고, 순수 음악을 사랑하고 지향합니다.      



 이렇게 ‘윤스가’를 대신하여 홍보하는 글쓰기를 합니다. 봉사 활동이죠. 블로그 포스팅한 글을 보고 작곡가가 제안해서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윤스가’ 밴드에서 맡은 일은 홍보 말고도 다른 일까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부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일이랍니다. (어쩌면 밴드 매니저가 될 그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혼자 히죽 웃는 날이 생겼습니다.) 나중에 하나씩 보여드리기로 하죠.     


 ‘윤스가'의 음악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   


음악은 어두운 방에 켜진 불빛처럼 마음을 밝혀주고, 메마른 땅에 내리는 비처럼 감정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윤스가’의 윤강석 작곡가가 이끄는 ‘소리 잇기’ 앙상블 팀은 2024년 7월 24일 수요일 문막 요양 병원 & 요양원에 자원봉사 공연을 다녀왔어요. 이 공연은 작곡가의-문막 요양 병원에 입원해 있는- 친구(전 음악 교사)를 위하여 특별히 준비한 선물이었죠.

 그 친구가 전혀 알지 못하게 공연 준비했고, 과정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작곡가가 와서 공연하는 줄도 모르고 보러 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공연 시간이 되어도 1층 공연 장소에 친구가 내려오지 않자 병원 행정 업무팀에서 연락- 친구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고-하여 준비해서 오는 바람에 공연이 10분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윤강석 작곡가는 자신이 가르치는 오카리나, 색소폰, 기타 팀을 전부 아울러서 ‘소리 잇기’라는 앙상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13명의 단원이 참가하였습니다. 이 공연에서 오카리나(춘천 & 오카리나) 팀은 <과수원 길>, <찔레꽃>, <Let it be me>를 연주하였습니다. 다음 순서로 원명주가 <님이 오시는지>, <얼굴>을 불렀습니다.

 트럼펫 솔로곡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Tenor duet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Alto sax duet <내일이 찾아와도>, <머나먼 고향>, 노래(가요) <남원의 애수>, <천년지기>, <고향역>, 기타 팀의 <연가>, <두 개의 작은 별>, <일어나>를 부르고,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만남>을 연주하며 환자들과 병원 직원과 같이 소리 높여  부르며 50분 공연은 막을 내렸습니다. 공연 도중에 흥이 오른 어떤 환자들은 어깨를 계속 들썩이며 흥얼흥얼 노래까지 곁들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었고요. 시골의 요양 병원에서 공연비를 내면서 가수를 부르기는 쉽지 않아 이런 공연은 거의 없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이 공연에 윤스가의 형님도 참가하여 <고향역>을 불렀습니다.

이어폰스타 밴드-고향역


1절이 끝나고 간주곡이 나올 때 가장 앞에 앉아 있는 그 후배에게 다가가

 “나, 누구인지 알겠어?”라고 묻자

어리둥절하다가

“아!”

“해석이 형님!”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윤스가'의 창작곡도 한 곡 부르면 좋다고 생각했지만 ‘소리잇기’ 앙상블이 주인공인 날이어서 한 곡만 불렀습니다.

 공연은 끝났고 환자와 병원 직원들이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환자인 친구는 눈물을 흘리더군요.

윤스가 가족과의 인연을 더듬더듬 이야기합니다. 집이 홍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이어서 중학교 때부터 눈이 오거나 비가 많이 오면 집에 가지 못하고 윤스가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잠을 잤다고 합니다.

 “윤스가의 보컬을 맡은 해석이 형님이 그때 고등학생이었어. 방에서 기타 치는 모습을 보고 반해서 음악의 길로 들어섰는데...”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단어 하나씩 힘주며 말을 이어 갑니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밴드부에 들어가서 저마다 악기를 연주하고 결국 00대 음악교육과에 들어갔다는 것이었죠. 그 당시 작곡가는 밴드부의 리더였고요. 그때부터 밴드를 지휘하며, 단원이 맡은 악기 연주에 맞는 악보를 그려 그들에게 주었다는군요. 윤스가 집에서 아들처럼 존재했을 만큼 가까운 사이였던 그 친구는 교사로 재직하다가 30대 꽃다운 나이에 뇌출혈로 쓰러지고, 그때부터 30년이 넘게 병원에서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작곡가의 몸이 아픈 친구를 위하여 기꺼이 춘천에서 횡성까지 달려간 ‘소리잇기’ 앙상블 팀원은 춘천에서 1차 회식이 끝난 후 집에 돌아가서 작곡가에게 소감을 카카오톡으로 보냈습니다.     

“처음 가 본 봉사 활동에 마음이 아렸고 이런 기분은 무엇일까! 전율을 느꼈습니다. 부족한 모습에 반성을 많이 했고, 완벽하게 준비하신 분들께는 죄송했습니다. 능력자들을 만나 뵙게 되어 기쁘고, 신기하여 친구를 향한 순수한 마음은 이런 것이구나! 느끼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감성을 끄집어낸, 키보드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윤쌤의 이런 빅피처에 행복하게 휘말린 자신을 향해 오늘 하루 토닥토닥해 봅니다. 행복했습니다.”(원명주)     

“오늘의 서프라이즈는 윤 선생 친구분을 진심으로 놀라게 했습니다. 평생 함께할 친구로 각인되는 행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고, 오늘부터 친구분이 점점 건강해져서 그와 함께 연주할 날이 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작은 수고가 각박한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만든 오늘이라 믿으며 함께하여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김영수)   

  

음악은 삶이 되어 흐른다.


사랑이 없는 메마른 삶,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일상, 그것은 불이 꺼진 후 모두 돌아가 버린, 허무한, 외로운 연극 무대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일 사랑할 대상을 찾거나 치열하게 사랑할 사람을 만나야만 합니다. 글을 쓰든, 음악을 하든 우리는 그 누구인가를 아니면 그 무엇을 찾아 사랑해야만 진정한 삶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음악은 존재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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