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고양이 by 한해숙
길을 걷다 벽돌 틈에
옹기종기 피어있는 민들레를 봤다.
꽃씨 하나가 바람을 타고 와서
흙 한 줌 없는 곳에 내려앉아서도
이렇게 살아내고 꽃까지 피우는 게
안쓰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그 곁에 한참을 앉아 바라봤다.
풍족하지 않아도
다 갖춰지지 않아도
기어이 꽃을 피우는 이 작은 생명이
건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단상 고양이_ 길에서 만난 민들레]
200 x 200mm
아르쉬지에 수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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