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기(崔漢綺, 1803~1877)는
"형모(形貌)와 동작(動作)"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강하고 약하고 순수하며 이것저것 뒤섞여서 잡된 것은 그 모습에 나타나고, 사특하고 바르고 공경스럽고 게으른 것은 그 행동에 드러난다. 만일 모습만 보고 행동을 고찰하지 않는다면 사람을 잘못 보기 쉬우나, 행동을 고찰한다면 모습에 더욱 참작될 바가 있을 것이다. 모습과 동작을 동(動)과 정(靜)에 나누어 붙여 보면, 모습은 정이요 행동은 동이다. 모습이 비록 아름답더라도 중정(中正)을 지킬 줄 모른다면, 만나는 바에 따라 변동하여 그 욕심에 따라 빠져들고 군색한 바에 핍박되어 드디어 방탕하면서도, 자연 형편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밀한다. 그리하여 스스로 반성하지 않으면 그 모습의 아름다움이 도리어 가증스러움이 된다."
"가증스럽다"는 말은 이렇게 무섭고 엄하며 서슬퍼런 꾸짖음을 담고 있다. 글자 그대로 '증오할 만하다'는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처럼 "몹시 괘씸하고 얄밉다."는 정도의 수준하고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