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관광지가 훌륭하더라도 숙소가 불편하고 맘에 들지 않으면 좋은 여행으로 기억되지 않았던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또한 좋은 숙소만으로도 여행의 행복감을 느낄 때가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편안한 여행을 위해서는 숙소를 정하는 데에 시간과 돈을 들일 필요가 있다. 자동차를 좀 작은 것을 선택하더라도 숙박비는 좀 더 지불할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여행의 성격에 따라서 숙소는 달라질 수 있다. ‘한달살기’라는 것이 일상을 들여다보는 여행,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 쉼을 얻는 여행이라 한다면, 호텔은 적합한 숙소가 아닐 것이다.
숙소 선택은 여행지와 여행기간에 따라 달리 고려해야 할 것이다.
도시에 머물고 싶다면 호텔이나 샹브르도뜨(Chambre d’hôte, 민박)를 고려해야 할 것이고, 지방이나 농촌지역의 경우라면 Gîte나 Residence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 주머니 사정이 든든하다면 샤또(Château, 성)에서 머무를 수도 있을 것이다. 기간도 중요하다. 2~3일간 머무를 생각이라면 에어비엔비를 통해 샹브르도뜨(Chambre d’hôte)나 Residence를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고, 일주일 이상이라면 gîte가 최적의 대안일 것이다.
여기서는 호텔을 제외한 프랑스의 숙박 형태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샹브르도뜨(Chambre d’hôte)
‘샹브르도뜨’란 그곳 거주민이 제공하는 방을 말한다. 아침 식사와 침구, 화장실 및 욕실이 제공된다. 쉽게 말해서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가정집 민박’이다. 지역민이 빈 방을 활용하여 소규모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B&B(Bed & Breakfast)와 매우 유사한 서비스이며, 법적으로 운영 규모에 있어 차이가 있을 뿐이다. 프랑스의 관광법(code du tourisme)에 따르면, 주인은 5개 이하의 방만을 운영할 수 있고, 15인의 고객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B&B는 40개 미만의 객실)
‘샹브르도뜨’는 주인과 식사를 같이 할 수도 있고, 다른 투숙객과 거실이나 화장실을 함께 써야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 숙박형태는 일주일 미만의 단기간 체류 시에는 고려할 수 있으나, ‘한달살기’에는 여러모로 부적합하다. 독립된 생활공간이 아니고 나만의 부엌이나 거실이 없어서 불편할 것이다. ‘샹브르도뜨’는 에어비엔비를 통해서 쉽게 예약할 수 있다. 현재 프랑스에는 약 22,000개의 ‘샹브르도뜨’가 제공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로 프랑스의 농가주택에서 제공하는 숙소로써 프랑스에서 한달살기에는 최적의 숙박 형태이다. 독립적으로 생활이 가능하고, 주거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가격도 매우 합리적인 수준이다. Gîte는 프랑스 ‘한달살기’에서 매우 중요한 숙박 형태이므로 별도로 설명하기로 한다.
봉건시대의 유산인 소규모 영주들의 성(Château)들이 오늘날에는 여행자들에게 고급의 숙박을 제공한다. 오래된 건물들이며 프랑스의 문화유산으로써 각기 나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개는 잘 관리된 수 십만 평의 넓은 정원이 딸려 있고, 품격을 갖춘 식사를 제공하며, 옛 영주들이 기거하던 저택의 멋진 방을 내어준다. 규모는 성마다 다르다. 매우 호화로운 여행이다. 이런 곳에서의 숙박은 프랑스 상류사회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숙박료는 다소 비싼 편이나, 대도시의 호텔에 비하면 가성비가 좋다. 호텔처럼 단기간 숙박도 가능하다. 접근성은 좋지 않으므로 자동차 렌트가 필요하다. 아래 사이트에는 약 70여개의 성들이 가입되어 있는데, 주로 프랑스의 서쪽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관광이 될 것이다.
Château de Bourron의 전경, 뒤쪽 사냥터만 해도 120만 평의 숲이 딸려 있는 큰 성이다.
Château de Bourron의 침실과 식당, 더블베드 1박에 250~400유로다. 근사한 아침식사가 제공된다.
옛날 영주가 식사를 했던 식당에서 아침 뷔페를 먹을 수 있다.
현재 성 주인인 Guy de Cordon 백작과 담소. 그의 부인이 이 성을 상속받아 호텔로 운영하고 있으나, 성을 유지보수하는 데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월세방
특별한 용무로 6개월 이상의 장기 체류라면 주택 임대차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2~3개월 머무를 여행객에게는 적절한 대인이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도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계약을 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구나 생활 집기들을 직접 준비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른다. (물론 모든 것이 갖추어 진 집을 구할 수도 있다.) 그곳의 사정에 밝지 않은 여행객이 임대차계약을 해서 지내는 방법은 아무래도 권할 만한 대안이 아닌 것 같다. 1~2개월씩 gîte를 옮겨가며 생활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