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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naC Nov 13. 2017

달아 달아 밝은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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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운동이 끝난 늦은 밤,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같이 운동하는 분이 말을 걸었던 적이 있다.

뭐하고 계세요?


아, 그냥 달 보고 있었어요.


무슨 달을 그렇게 한참 바라보는지 소원이라도 비는 건 줄 알았다고 했지만

사실 그때의 난 달에게 하소연중이었다.


해를 바라보기엔 눈이 너무나 부시고,

오랫동안 이름같이 여겨지는 닉네임 탓도 있고 어쨌거나 달은 나에게 특별한 존재였긴 했다.


둥그런 보름달을 보고 있으면 괜히 무언갈 말하고 싶다.

그래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중얼.

지난번 포스팅에서 말했듯 내 대부분의 소원은 나의 행복과 관련된 것인데

수학처럼 정답이 있지도 않고 주관적이고 가변적인, 이루어지기 힘든 것들을 말하면서 왜 내 말을 들어주지 않냐며 궁시렁대며 하소연하는 편이었다.

나중에는 하소연이 커지고 커져서는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는 거냐고 왜 나만 미워하냐며 눈이 빨개질 정도로 노려보며 말한 적도 있다.


간절해지면 정화수라도 떠다 비는 그 마음이 나는 좀 더 못나져서는

내 말 안들어주면 울어버릴꺼라는 아이같은 맘이 되어버리고 말았나보다.


요즈음의 나는 연말이 다가오니 당연스레(?) 기분이 다운이 되고 야근도 많아 

달을 봐도 달이 뜰 정도로 일을 했구나 내가~ 하고 얕은 한숨이나 내뱉고 있다.


그래도 보름달만큼은 왠지 모르게 할 말 있으면 해봐-.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꼭 달이 보이는 쪽으로 총총 뛰어가서는 쳐다보며 맘속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된다.

나머진 내가 알아서 다 해볼 테니까 단 하나의 소원만 들어달라고.



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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