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노란 은행잎이 주는 의미는 이별이 아닌, 희망과 위안
하룻밤 새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
어제,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 길을 산책하고 온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차가운 아침이다.
어제도 나들이를 나서기에 화창한 가을 날씨는 아니었다.
간간이 들고 나는 갈바람이 제법 드셌지만 밝고 선명한 노란 은행잎이 주는 의미는 이별이 아닌, 희망과 위안이었다.
물론 가는 세월에 아쉬움이 아주 없었던 아니었지만.
하늘에서 노란 눈이 내리던 날,
지상에는 우주를 상징하는 가녀린 코스모스 꽃들이 차가운 천변 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춤사위를 쉬지 않았다.
봄에 만발하던 노랑 개나리꽃과 노란 병아리,
세월호의 무사귀환을 바람 하던 노란 리본,
황금빛 우리 들녘과 고흐의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고공 금값(?) 행진하던 누런 황금,
모두 귀한 의미를 전하는 노랑 노란색이다.
어제는 내가 이 세상에서 느낄 수 있던 모든 노란색이 곡교천에 모여 흰 눈처럼 내렸다.
가장 예쁜 샛노란 은행잎이 어찌나 열정적으로 춤을 추던지, 그 속을 걸으면 함께 어깨를 들썩이게 되더라!
갈바람 타고
곡교천 변으로
축복처럼 내리는
노란 은행잎의 군무
폰 카메라 속 은행나무 길 풍경은
시간과 방향과 빛에 따라 그 색깔이 진하게, 여리게 자꾸 변한 채로 담긴다.
가을의 낭만 먹거리 - 군밤과 구운 은행
저녁식사는 천안에서 능수 숯불갈비로~
생갈빗살은 부드럽고 맛있었다.
우리는 처음 찾은 곳이었는데, 실내엔 젊은이들이 많았다.
내겐 등받이 없는 의자가 살짝 불편했고, 실내는 좀 추웠다.
돌아오는 길, 자동차 안에서 우연히 마주한 둥근 달
어제는 음력 10월 17이었는데, 마치 보름달처럼 크고 둥글둥글했다.
달빛도 노랗다.
날씨는 추워져도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