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퉁퉁 부어오른 산모가 조리원 복도의 벽을 잡고 발을 질질 끌며 걸어온다. 산모와 가볍게 눈인사를 한다. 매일 같이 보는 일상의 장면이지만 그런 산모의 움직임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출산 후 부종을 겪는 산모들은 흔하다. 사실 임신 중후반부터는 체중 증가와 함께 부종이 시작된다.출산 직후가 부종의 클라이맥스다. 조리원에서 제일 바쁜 건 구석에 있는 체중계다. 아침저녁 산모들이 번갈아 올라가니 쉴 새가 없다.
테라피실에 누워서도 산모들 화제는 단연 체중이다.
“저는 20kg 쪘는데 출산하고 아기 몸무게만큼도 안 빠졌어요. 정말 부종일까요? 그냥 살이 된 거 아닐까요?”
심리적으로 예민한 시기에 신기하게도 남의편 님은 아내가 평생 잊지 못할 한마디를 날린다.
“신랑이 출산한 거 맞냐고, 뱃속에 아기 또 있는 거 아니냐고 장난치는데 정말 기분 나빠요. 저 여기서 이 뱃살 다 빼고 나가게 해주세요!”
발이 심하게 부은 산모는 테라피실까지 걸어오는 것도 괴로워한다.
“제 발 좀 봐주세요. 발등의 피부가 터질 거 같고 발바닥은 땅에 댈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아파요.”
산모들은 출산 후 조리원 마사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마음 같아서는 신의 손이 되어 단 한 번의 관리로 산모들의 걱정을 다 해결해 주고 싶다. 하지만, 임신 중의 생활습관과 관리 방법에 따라 산후의 회복 속도는 180도 다르다. 우리는 관리를 할 때 산모 하나하나 집중해서 관찰한다. 산모의 피부 색깔, 셀룰라이트로 변질된 부분을 확인한다. 피부의 온도와 질감, 어디가 딱딱하게 뭉쳐있는지 손바닥으로 찾아낸다. 뼈와 근육, 피부 사이의 압력 차이를 이용해 테라피를 하면서 배출되는 땀의 속도와 양, 심지어 체취까지 하나하나 확인한다. 마사지를 마치고 나면 테라피스트도 땀범벅이 된다.
출산 후 붓기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면 조리원을 나가서도 다시 부종이 올라와 몸무게가 증가하고 심각한 문제는 몸도 아프지만 심한 산후 우울증이 따라오는 것이다. 또, 체중이 줄어들질 못하면 아기 엄마의 일상에서 임신전의 활력은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최선을 다해 테라피를 해도 회복이 빠르지 않은 산모를 생각하면, 퇴근길에도 발길이 무겁다. 이내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