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지로 욕심 청소하기
양치를 하려고 거울을 보다가
입술을 길게 억지로 찢고
검지도 길게 뽑았다
어디부터 닦을까 고민을 한다
내 치아 사이사이에는 욕심이 그득그득 껴 있다
더러운 줄도 모르고 차마 못 버린 것들이
여기저기서 주워담은 먼지들이 입 안을 다 채워서
세상에 내 입을 내보이기 부끄러워졌다
말을 하는 법도 잊었다
하필이면 내 입은 깨끗한 척 연기를 잘했다
남들의 더러운 입을 보고 쯧쯧 혀를 찼다
그럴수록 나는 점점 더 부끄러워졌고
점점 더 더러워졌다
더 많은 욕심을 담으려고
치아 사이를 끝도 없이 벌려 놓았다
아픈 줄도 모르고
그래도 나는 검지가 긴 사람이라
마음만 먹으면 입 안을 깨끗이 청소할 수 있다
거울을 본다
벌어지지도 않는 입술을 두 손으로 붙잡고 청소를 한다
아픔을 참는다
손톱 사이사이에 검어진 욕심이 묻어나온다
텅 빈 입이 어색하다
흐르는 물에 검지를 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