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병상에 누워계시더라도 부모님이 계시니 그래도 행복합니다.
꽃을 보고 예쁘다 말씀은 해주지 않지만 그래도 손을 잡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나도 아이들에게 카네이션을 받고 보니 어릴 적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색종이를 접고 잘라 카네이션을 만들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생화가 대부분이지만 색종이로 입체감 없이 납작하게 만든 카네이션 뒤에 옷핀을 붙이고 엄마가슴에 달아준 기억이 새록합니다
우리 부모님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단채 외출을 하지 않으셨지만 어버이날 동네 어르신들은 저마다 모양을 낸 카네이션을 훈장처럼 가슴에 달고 다니셨지요.
뉘 집 어르신은 카네이션을 세 개나 달고 나오신 것도 봤습니다
카네이션이 자식의 효도로 느껴졌던 그 시절이었습니다.
어버이날은 우리나라에서 1956년 처음 '어머니날'로 지정되어 시작된 기념일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전쟁의 후유증 속에서도 가정을 지키고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들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1973년,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의 은혜에도 감사하는 날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힘입어 '어버이날'로 명칭이 변경되었지요.
병원 앞 꽃집에서 카네이션을 한 다발 샀습니다.
아버지가 계셨다면 뭐 하러 돈을 쓰냐고 하셨겠지만 엄마는 꽃을 좋아하셨기에.
안타깝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에...
카네이션은 사랑과 존경 그리고 부모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특히 붉은 카네이션은 부모님의 건강과 오래도록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핑크 카네이션이 예쁘긴했지만 붉은색으로 고집했습니다.
부디 카네이션의 의미처럼 되기를 바라며...
누워계신 엄마 가슴에 카네이션을 올려놓고 귀에 소곤거립니다.
엄마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