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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세상 Feb 09. 2024

착한 미용실 VS 나쁜 미용실

뷰티에디터로 있을 때  생각했던 것입니다.


동네 어귀 모퉁이에 작은 피자집에서는 피자 두 판에 만원입니다. 길 건너 유명 피자집의 피자는 동일 사이즈의 가격이 두 배가 넘습니다. 물론 맛은 다릅니다.


 어떤 것이 자신의 입맛에 더 맞는지는 자신이 선택할 몫입니다. 마찬가지로 지방 소도시 파스타집의 스파게티와 유명 호텔의 스파게티는 그 가격이 다릅니다. 물론 재료도 조금씩 다르고 만드는 이의 기술도 조금씩 다르고 식당의 위치도 다르지만 음식의 이름은 같습니다. 요즘 미디어에서는 저마다 미용실 시술 요금에 대해 불공평하다고 떠듭니다. 가격이 싸면 착한 미용실이고 비싸면 나쁜 미용실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도 합니다. 왜 미용실의 요금은 모두 저가여야 하고 어디나 동일하길 원하지요?


물론 좋은 제품을 사용하는데도 싸고 시술 만족도가 높다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나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미용실의 위치와 여건, 헤어 디자이너의 경력과 기술에 따라 그 가격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정확한 이해 없이 외양만 보고 미용실만 때려 대는 것은 어찌 보면 이해불가한 부분입니다. 그럼 대체 그들이 말하는 합리적인 가격은 얼마인 걸까요.


방송에서는 미용 프랜차이즈의 비합리적인 요금 실태라며 보도를 합니다. 동일한 제품을 쓰는데도 불구하고 일반 미용실과 프랜차이즈 미용실의 요금 차이는 최소 2배부터 최대 5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실제로 잠행취재 결과 똑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동일한 시술(?) 임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미용실은 3, 40만 원을 받고 소도시의 살롱은 10만 원선이라고 했습니다. 정말 동일한 시술이었을까요? 담당 기자가 시술을 받은 후 두피·탈모 전문의를 찾아가 두피도 체크했지만 그 결과 두피와 머릿결 손상도에 있어서도 전혀 차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이겠지요. 호텔 음식을 먹으나 동네 식당 음식을 먹으나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것은 동일하니까요.


보도 덕분에 같은 약을 사용하는 동일한 시술임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미용실이라는 이유만으로 바가지요금을 받아왔던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도 했습니다. 더불어 합리적인 가격(저렴한 가격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지요)으로 서비스를 해 온 미용실은 착한 미용실이라고 인정받았습니다.


고가 제품을 비싸게 받는 곳을 고가 미용실이라고 하고, 저가의 제품을 저가로 받는 곳을 저가 미용실이라고 한다면 고가의 제품을 합리적인 금액으로 받는 미용실이야말로 정말 바람직한 착한 미용실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내려진 결론은 착한 미용실의 첫 번째 조건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겁니다. 그럼 정말 합리적인 가격의 기준은 무엇이며 그 합리적인 가격을 위해서 미용실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그들이 생각은 해보는 걸까요?


해당 제품을 외국에서 직거래해서 유통과정에서의 비용을 줄여야 하며(어머나 그럼 누구나 유통업자가 되겠군요), 또 다른 미용실에 비해 평균 시술건수가 많아 손실 비용을 보전해야 합니다.(미용인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뼈 빠지게 일만 해야 되겠군요).


사실 저도 어느 땐 미용실에 가기가 무서운 적이 있습니다. 가격이 워낙 천차만별이니 주머니사정이 여의치 않을 땐 선뜻 들어서게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옥외가격표시제’가 실행되고 있으므로 그다지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외부에 드러난 것이 미끼라고 할 수도 있지요, 머리의 길이나 영양상태에 따라 제품이 추가되고 가격이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그럼 대형마트의 미끼상품은 전부 꼼수?)


잘 찾아보면 미용실의 요금이 죄다 비싼 것은 아닙니다. 고가부터 중저가, 저가까지 다양한 미용실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호텔에 가서 먹든 동네 허름한 식당에 가서 먹든 그건 개인의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따른 결정일 겁니다. 효율성보다 더 중요한 고객만족입니다.


얼마가 책정되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만족하느냐의 문제인 듯합니다. 외국의 미용시술비가 비싼 것은 기술에 대한 존중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무인보다 문인을 높게 인정했고, 기술자는 천인으로 취급했기에 지금도 마찬가지로 이리저리 휘둘리는지 모릅니다.


무조건 비싸니 싸니를 따지기 전에 근본적인 계산을 해보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세금 두드리기식의 옛날 방법으로 해결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최저임금이 시행되는 이 시점에서 앞으로 미용보조 문제는 실업률을 야기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미용 단가는 더 높아지는 것 외엔 방법이 없을 테니까요.

그저 기분 전환에는 미용실이 제일이지요. 물론 미용실 선택은 본인의 자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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