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에 대학교 친구와 술을 마시고, 찜질방에서 잠을 청했다. 숙면을 취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뭐지.. 누가 토요일 아침에 전화를.."
나는 구시렁거리면서 휴대전화 수신번호를 확인하였다.
이런 젠장.. 회사였다.
심호흡을 두어 번 하고 나서, 나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는 조심스레 전화를 받았다.
"어, 그래, 난데.."
팀장님의 목소리였다.
'뭐지.. 왜 토요일 오전에 전화를 한 걸까?'
걱정이 앞서면서 심장이 두근두근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 사장님께서 신입사원 교육자료를 찾으시는데, 어디 있는지 알려줘."
순간,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팀장님, 찾으시는 파일은 사무실 끝에 있는 캐비닛에 있을 거예요. 주말 잘 보내십시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수면을 취하고자 하는데 다시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수신자 번호를 확인하니, 팀장님의 전화였다.
불길한 생각이 들었으나, 기우이기를 바라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는 나직이 답하였다.
"캐비닛을 열어서 찾아봤는데 서류가 없던데? 우선 회사로 와줄 수 있겠나? 사장님이 급히 찾으셔서.."
팀장님의 이 한마디는 나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다.
'주말 아침에 전화를 해서 회사를 나오라니..'
팀장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고, 나는 알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친구랑 담배를 한대 피우면서 회사에 가봐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고, 친구 놈은 수고하라며
씩 웃으며 나를 위로해주었다.
'이런 지엔장!!.. 토요일 오전에 출근이라니!!'
나는,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택시비는 만원이 조금 넘게 나왔고, 도착하자마자 조심스레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회사 안에 들어가니, 사장님과 부장님, 그리고 팀장님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라고 인사를 올렸고, 나는 캐비닛을 열어 파일을 찾아 팀장님께 전달드렸다.
"그럼, 주말 잘 보내세요."
인사를 하고 나오려는데, 사장님이 나를 불러 세웠다.
"자네, 이리로 와보게."
나는 사장님이 계신 곳으로 다가갔다.
"자네, 이 책 읽어봤는가?"
사장님은 나에게 책을 한 권 내미셨는데, 신입사원의 마음가짐에 관한 책이었다.
"아닙니다.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사장님께서는
"이거 줄 테니깐, 주말까지 읽어보고 독후감을 써오게."
라고 하였다.
'아놔.. 평일이 아니라 주말이라고!!'
이 말이 목구멍 끝까지 올라왔으나, 참았다.
그리고,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하며 책을 건네받은 후 재빨리 회사를 떠났다.
이후에도 팀장님은 나에게 몇 번 더 토요일 오전에 전화를 하였고, 그때마다 회사로 출근을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퇴사에 대한 생각을 더욱더 구체적으로 만들어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