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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agio Jul 06. 2021

제3장[제가 도와드릴 일이 없을까요? :제1부]

신입사원들이 들어오면 아무 생각 없이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힐끔힐끔 쳐다보게 된다. 내가 본 신입사원들의 경우, 몇 가지 특징들이 있었는 데 그중 하나가 선임이나 관리자가 무언가를 지시할 때까지는 자리에 앉아만 있는다는 것이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가라.’ (작자 미상)라는 말이 있듯이, 신입사원의 경우,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선임이나 관리자에게 자신이 도움이 될 일이 있을지 조심스레 질의한다든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과거 자료 등을 정독해 보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나의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자 한다. ‘16년 9월, 첫 회사 입사 후 선임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배정받았는데, 컴퓨터가 없었다.


‘뭐지.. 컴퓨터가 없다니.. 일은 어떻게 하라는 거지?’


나는 잠시 혼란에 휩싸였다.


내 방황하는 눈빛을 읽었는지 내 선임은 “아, 컴퓨터는 며칠 뒤에 설치할 거니깐 그때까지 자리에 앉아서 대기하시면 됩니다.”라고 답하며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업무를 하였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 었다.


‘아, 뭐야. 사람을 채용했으면 뭐라도 알려주고 일을 던져줘야지!’

이런 생각을 하며 투덜거리고 있었는데, 선임이 나를 불렀다.


“저 좀 잠시 볼까요?”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잠시 사무실을 벗어나서 단 둘이 첫 만남을 가졌다.


‘뭐지.. 내가 잘못한 게 있나?’라는 불안감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을 때,


선임은 나에게 다정하게 “○○대학교 나왔다면서요? 나도 거기 나왔어요. 우리 팀은 팀장님 제외하고 전부 ○○대학교 졸업했어요. 사장님이 그 학교를 좋아하거든.”라고 말을 하면서, 계속해서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마디, 그 한마디가 나를 다시 한번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미안해요, 일이 많으니깐 신경을 잘 못쓰게 되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럴 거예요. 하지만, 다들 많이 반기고 있으니깐 이번 주에 회식 한번 해요.”


‘아..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게 아니구나.. 나를 방치한 게 아니구나.. 단지 이 사람들이 바빠서 그런 거였구나.’


다시 사무실에 들어가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다. 복합기가 예전에 내가 사용해 본 것들이고, 노동관계법령 지식을 어느 정도 탑재하고 있으니깐 할 수 있는 선에서 뭐든 해보자라는 마음을 먹었다.


복합기 용지가 떨어질 때마다 달려가서 A4묶음을 뜯고, 용지를 채워 넣었다. 복합기가 고장이 나면 달려가서 고쳤다.


그리고, 내 선임에게


“선임님, 혹시 저희 회사 취업규칙을 제가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질문하였다.


내 선임은 흔쾌히 취업규칙 파일철을 나에게 건넸고, 노동관계법령과 비교하며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를 비교·분석해 보았다.


확인 결과, 근로기준법 개정 미반영 부분이 존재하였고, 이를 체크해서 선임에게 보고하였다.


보고를 받은 선임은 나를 한번 보더니,


“내용 조금 더 보강해서 팀장님께 같이 보고 들어가요.”라고 웃으면서 답하였다.


‘아싸!’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고, 뭔가 구성원으로서 보탬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한 건(?)을 하고, 퇴근을 하였다.


퇴근길 셔틀버스를 선임과 함께 타고 가게 되었는데, 선임은 나에게 운을 떼기 시작했다.


“아, 사원님 입사하셨을 때 2일간 들으셨던 교육, 기억나시나요?”


나는 “네, 인성교육 말씀이시죠?”라고 대답했다.


“교육훈련 평가보고서를 쓰라고 업무지시를 받았는데, 우리 회사에서는 이때까지 교육훈련 평가보고서를 썼던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이 되네요.”


선임의 고민 섞인 말에 어떻게든 보탬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고민해보시죠. 저도 한번 집에서 작성해보겠습니다. 만약, 초안을 작성하게 된다면 검토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교육훈련평가 기법 중, 미시적 평가방법을 착안하여 ①교육내용, 방법 평가 ②당사자 평가 ③ 잘된 점 및 개선점 ④ 관련 향후 추진 계획 등을 큰 틀로 하여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의견을 조심스레 이야기해보았다.


다행히도, 선임은 “오!, 그거 좋네요. 우선, 사원님 작성하시면 내일 내용 보고 같이 수정해보아요.”라고 하며, 걱정이 조금은 해소된 것처럼 보였다.


그날, 집에서 교육훈련 평가서 초안을 작성해 다음 날 출근하여 선임과 함께 내용을 수정해 보았고, 관련 보고서 초안을 팀장님께 보고하였다.


보고를 하면서, 내 선임은 취업규칙 비교분석과 교육훈련평가 보고서를 나의 공으로 돌렸다

.

팀장님은 두 건에 대해 수정·보완사항을 지적해 주었고, 우리 둘은 선임의 자리로 돌아가 피드백을 받은 내용을 토대로 수정을 진행하였다.


“이 사원, 잠시 이리로 좀 와봐요.”


팀장님이 나를 불렀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팀장님 자리로 향했고, 팀장님은 나에게 A4묶음 하나를 건넸다.


“이거 읽고 내용 요약해서 보고해주세요. 사원님 자리에 컴퓨터가 없으니깐, 우선 오늘 총무파트 담당자가 부재중이니 우선 거기 있는 컴퓨터를 사용해서 작업하도록 하세요.”


드디어.. 일이 주어진 것이었다.. [2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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