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럽지만 않다면 소음이 있어야 편하게 이야기하기에 좋다. 바 쪽보다는 창가 가장자리에 앉았다. 야타이(屋台) 답게 편안한 분위기. 하이볼 두 잔과 마약오이, 순두부를 시켰지만 재료 부족으로 순두부를 대신해 따듯한 조갯국이 서비스로 나왔다
퇴근길에 눈에 띄던, 그렇지만 늘 지나치기만 했던 곳이라 들어가 본 건데 서버는 미소가 순했고 음식맛도 좋았다.
이야기하다 보면 관심사가 겹치는 부분 있는 L은 상큼한 레몬맛
나는 순전히 색에 끌려 성분에 상관없이 블루색 하이볼을 주문했다.
기껏해야 나는 주량이 맥주나, 막걸리, 와인, 사케 등등 두 잔 미만이지만 술맛에 대하여 만큼은 호기심이 많아 테이스팅을 해보고 싶어 한다. 세상에 모든 술은 또 왜 그리 많은지...가끔 집 근처 보틀벙커에서 1~2만 원대 가심비 좋은 애가 뭘지 이리저리 살피다가 한 두 개를 건진다.
“내게 맛있는 거가 제일 좋은 술인 거지”생각한다
누군가 “하이볼 highball, 우리 때 칵테일 아냐?”라고 했다. “그렇지,스카치 앤 소다,증류수에 탄산음료랑 얼음 들어간 것... 위스키를 대신해 전통주나 담금주에 사이다만을 넣어봐도 새로운 맛, 레시피가 간단해 집에서도 언제든 가능. 살면서 맛도 모양새도 지극히 간결하거나 담담한 걸 좋아하지만 때로는 이렇듯 다채로움 가득한 하이볼을 보고, 마시다 보면 비 갠 후 어느 곳에서 예기치 않게 무지개를 만난 느낌이랄까.
계획 없이,규칙적인 시곗바늘에서 벗어나
일상의 풍경 속으로 들어갔던 어느 하루
‘결국 모든 삶은 서로 닮은 것’이라는 말 생각난다. 그런 거 같음
하이볼이라 불리는 어원 중에 열차의 발차 신호가 끈에 공을 매달아 띄우는 방식였을 때 기관사들이 '하이볼(높게 띄워진 풍선)'이라 외치면 ‘가도 좋다’라는 의미. 다른 칵테일에 비해서 빠르게 서빙되는 이 칵테일의 특성이 이와 맞아떨어져 기차 식당칸에서 일하던 바텐더들 사이에서 속어로 쓰였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