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과 빠름... 일상의 시간·공간을 “듣는”다
르페브르가 일상 리듬의 관점에서 다시 쓴 차이와 반복
책을 읽으며 르페브르의 사유방식 따라 나의 아침 산책길을 다시 떠올려 본다.
르페브르의 마지막 저서 <리듬분석>은 그가 세상을 떠난 다음 해인 1992년에, 친구이자 동료인 르네 루노에 의해 출간되었다. 르페브르는 생체적, 심리적, 사회적 리듬분석의 과정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 내재한 시간과 공간의 상호작용적 관계를 보여 준다.
p59.60.61 리듬의 일반적인 개념은 존재하는가? 그렇다. 그러나 각자 다른 개념을 사용한다. (...) 리듬의 영역에서는 가장 먼저 반복을 예로 들 수 있다. 시간과 공간 속의 반복, 재시작과 회귀, 즉 율(mesure)이 없다면 리듬도 없다. 그러나 무한하게, 동일성을 유지하는 절대적인 반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반복과 차이의 관계가 도출된다. 일상생활, 의례, 의식, 축제, 규칙과 법 어느 것이든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것, 새로운 것이 반복적인 것 속에 끼어들기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차이다.
p63,64 반복은 차이를 배제하지 않으며 심지어 그것을 만들어 낸다. 반복은 차이를 생산한다.(...) 순환적(Cyclique) 반복과 선형적(Lineaire) 반복은 분석과정에서 분리되지만 현실 속에서는 항상적으로 상호 간섭한다. 순환적인 것은 우주적인 것, 자연적인 것에서 온다. 낮, 밤, 계절, 바다의 파도와 조수, 달 모양의 변화 등이 여기 해당된다. 반면 선형적인 것은 사회적인 실천, 즉 인간의 활동에서 비롯된다. (...) 새벽은 항상 새롭게, 때로 멋진 모습으로 일상의 시작을 연다.(...) 순환적인 것과 선형적인 것은 상호적으로 작용한다.
p69 우리는 다른 리듬(대부분 우리 자신의 리듬, 가령 자신의 걸음, 호흡, 심장박동)과 비교해서만 하나의 리듬이 빠르거나 느리다는 것을 안다 (...) 우리 각자는 자연스럽게 선호하는 기준과 빈도를 갖고 있다.
(...) 초당 천 번의 리듬으로 날갯짓을 하는, 우리의 몸과 거의 공통점이 없는 한 마리의 날벌레는 무엇을 지각할까? 우리는 이 벌레가 내는 예리한 소리를 듣고, 우리의 피를 빨기 위해 달려드는 벌레의 날갯짓이 만드는 뿌연 이미지를 본다. 요컨대 리듬은 논리를 벗어나지만 그 안에 하나의 논리, 가능한 계산, 개수와 수적 관계 등을 포함한다.
p85 리듬의 개념을 관점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a) 감춰진 리듬 (Rythmes secrets) : 우선, 생리적 리듬이 있으며, 심리적 리듬도 포함된다
b) 공적(즉 사회적) 리듬(Rythmes publics) : 달력, 축제, 의례, 기념, 표현으로 공표하고 드러내는 것들(소화, 피로 등)
c) 가상의 리듬(Rythmes fictifs) : 유창함, 언어적 리듬, 우아함, 제스처, 학습, 가짜 비밀, 거짓 은폐와 긴밀하게 연관된 것들(단기, 중기, 장기적 계산과 예측들), 상징적인 것!
d) 지배자-피지배자 리듬(Rythmes dominateurs-domines) : 완전히 가공된 것, 음악, 혹은 담화 속에서 자신을 넘어서는, 일상적인 혹은 영구적인 효과를 목표로 하는 것
p91 리듬 분석가는 어떤 것도 부동의 상태에 있지 않다. 그는 바람, 비, 폭풍우 등을 듣는다. 그는 조약돌 하나, 벽, 나무줄기를 관찰하면서 그것의 느림과 끊임없는 운동을 이해하기도 한다.
p99 하늘의 성좌(星座)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그 별들로부터 하나의 리듬이 오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일상의 리듬을 감각한다. 단조로움과 매일 반복되는 내 몸속의 리듬들에 새로운 생명의 리듬을 더해보기 위해 오늘도 음악을 듣고, 산책하고, 요가를 하고, 최근 시작한 일상 습관 중 하나인 드로잉을 지속한다. 비가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뜨거운 커피를 마신다. 나의 감각이 밖을 향해 그리고 나를 향해 열림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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