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와 호현, 아직은 괜찮은 세상 나들이
마트에 들렀다. 날이 꽤나 쌀쌀한 만큼, 마트는 운동장이고 시장이다.
모자 구경을 신나게 했다. 이것 써보고 저것 써보고... 역시 마트의 매력은 이런 것이다. 주인이 옆에 딱 붙어있지 않아 자유롭게 이것저것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점원은 분실이나 도난 걱정은 별로 하지 않는다. 주인의식의 결여는 아니고, 손님에 대한 믿음과 우리의 선진의식에 대한 확신이다.
신나게 돌아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품 코너에 들려서 이것저것 찬거리와 간식거리를 사는데...
소희가 갑자기 놀란 목소리를 낸다. "어! 내 가방..."
가방이 없다. 이리저리 몸을 더듬어 보았지만 가방은 없었다.
허둥지둥 다시 윗 층으로 올라가, 모자 코너로 달려가서 이리저리 뒤져보았는데 찾을 수가 없다. 가방 안에 있는 전화기에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허탕이고, 고객센터에 확인해 보았는데 역시 찾을 수가 없다.
모자 코너를 다시 한번 둘러보면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받는 사람이 있다. 드디어 찾았다.
바닥에 떨어진 가방을 누구도 가져가지 않았고, 물건을 점검 중인 직원 하나가 발견하여, 고객센터에 가져다주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려 받았다고 했다.
아직은 참 좋은 세상이다.
반갑게 쇼핑 물건을 챙겨, 되찾은 가방 속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계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잠시 식겁했었지만, 괜스레 흐뭇하고 기분 좋다.
약간의 긴장감에 두근거림도
나름 자극이 되어 즐거운 나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