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손 시럽겠다

아파트 사는 사람이야기

by 정현

나무들이 손 시럽겠다.


아파트에 나무 전지작업이 진행 중이다.

붕붕거리는 기계음 소리와 일하는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제법 시끄럽게 들린다.


<여기~~ 붕붕-붕~>

<저기~~ 부-웅~>

<오라이~~ 이-잉~>


한참을 어수선하더니 한순간 잠잠해 진다.

새참 시간이다.

역시 노동엔 새참이 제격이다.


다시금 시작된 작업에

나무들은 옷을 벋고 장갑을 벗어낸다.

굵고 튼실한 가지만 남겨지고 잘 깎아놓은 밤톨처럼 둘글둥글 모나지 않는 나무가 되었다.


겨울이라 잎은 다 떨어지고 없는데다가 무수한 잔 가지를 다 떨구어낸 나무는


손이 많이 시럽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