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내리는 한낮이었다.
나는 어지러운 머리를 이고
뙤약볕에 타들어가고 있었다.
톡
톡
떨
어
지
는
빗방울이 뜨거운 머리를 식혀주려 했지만
제 아무리 힘껏 내리쳐도
볕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밝게 빛날 뿐이었다.
힘겨루기 하는 그 모습이 기이했다.
타들어가는 것은 비단 머리뿐만은 아니었다.
가슴 깊숙히 숨겨둔 짙은 화염......
그것이 마음을 그을리고 마침내 태우려 했다.
비야
내
려
라
기우제를 지내듯 빌어보았지만
화염의 화를 돋우기만 했다.
아, 언제쯤 무지개가 뜨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