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타는 진이령_春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넜다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어지고
당연하다 여겼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억지로 울음을 참기 힘들어
두 눈에 그렁그렁 눈물방울을 달고 간다
앞사람이 꼭 쥐고 있다 떠난 자리에 서서
그이가 쥐고 있던 손잡이를 잡는다
남아있는 체온...
그 따스함이 나를 향한 것이 아닐지라도
나는 손바닥을 데우는 자그마한 온기를
놓칠 수 없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TMI로 시작해보려구요.
저는 경상도와 서울을 오가며 자랐습니다.
서울로 대학진학을 하며 10 여년을 살다 제주로 이주한지 2년이 된 이주민입니다.
처음 제주로의 이주를 마음먹었을 당시 저는 힘든 상황과 망가진 건강으로 요양차 도망치듯 서울을 벗어났었습니다.
서울은 아름답고 화려하고 다채롭지만 그것을 누리기 위해 제가 바쳐야할 대가가 더 큰 곳이었어요. 분주한 군중 속에서 외로움과 두려움을 느꼈고, 고층 빌딩과 다세대 주택을 오가며 어마어마한 간극에 지쳐했었죠.
출퇴근길이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눈물방울을 그렁그렁 매달고 있어도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기에 어쩌면 다행이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남이 남기고간 온기라도 느껴보려 애쓰기도 했지요.
저는 봄이 참 힘듭니다. 특히 서울에서의 봄은 더욱 힘들었습니다. 한결 나아진 상황과 건강상태를 가지고 예전 글을 보다 서울의 봄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부디 여러분의 봄은 어디에 계시던 힘들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작가 진이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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