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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해 Oct 04. 2022

따뜻한 온기가 필요한 날



며칠간 굉장한 우울감에 빠졌었다.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해서 어려운 심정으로 설명했는데, 풀어낸 마음조차 심판받는 느낌이었다. 모든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나에겐 상처가 남았다. 그리고 흉터가 될 거 같다. '이런 건 나 스스로 이겨내야 되는 거구나.' 깨달았다.


상대의 손을 잡고 맑은 눈으로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 우리 엄마도 그랬었는데. 최근 부동산 임장 모임에서 알게 된 어머님께서 그런 분이시다. 아직 한 달 정도 뵈었지만 어머님과의 시간은 참 좋다.


걱정에 사로잡혀 마음이 착잡했던 어느 날, 모임에 가니 밝은 얼굴로 나를 맞이해주셨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디 숨어있었나 싶은 즐거움이 샘솟았다. 어머님께서는 자신의 힘들었던 시기도 맑은 얼굴로 말씀하신다. 마지막에 헤어지던 순간은 아직도 기억나는데, 추운 저녁에 내 손을 양손으로 감싸주셨다. "오늘 즐거웠고 다음에 또 보자." 갑작스러운 따뜻한 손길과 한마디가 유독 감사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내 손을 감싸 쥐었던,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손길을 떠올리니 엄마 손이 떠올라 이렇게 우울해하지 말고 내 할 일을 차곡차곡해서 자랑스러운 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사람. 나는 엄마 딸이니까 그렇게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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