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실체가 없는 걱정이 걱정인 당신에게
What's up brother
신포니에타는 작은 편성의 오케스트라를 칭하는 말입니다. 추웠던 가을 어느 날에 우린 예술의 전당에 신포니에타를 보러 갔습니다.
으 추워를 연발하며 친구는 오케스트라를 즐길 생각보다 졸면 어떡하지를 걱정했습니다. 졸면 조는 거지 뭐 하고 세상 쿨하게 말했지만 저도 졸면 어떡하나를 고민했습니다.
평생 학생이었던 우리는 혹시 지휘자가 질문하면 어떡하지 라며 걱정스러운 농담을 주고받았습니다. 처음 본 전 번의 오케스트라 때는 메인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자꾸만 까먹어서 지휘자가 지휘봉으로 우릴 지목하며 오늘 뭐 보러 오신 거예요?라고 왠지 물어볼 것 같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공상이었지만 말이죠. 어쨌든 졸면 어떡하나를 걱정하며 우리는 공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속으로 오케스트라도 좋고 공연도 좋은데 너무 어렵단 말이지. 하나하나 설명해 주면 안 되나? 요즘은 불친절한 미디어가 대세긴 하지만 그래도 쉬운 게 좋은데 라며 생각했습니다.
걱정도 참 많죠? 그런데 마치 제 마음을 읽은 듯 지휘자 분이 나와서는 곡을 한곡 한곡 설명해 주는 겁니다. 물론 질문도 하지 않았고요. 신포니에타를 한참 즐기고 나오면서 실체 없는 걱정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즐길 것도 못 즐길 만큼 쓸데없고 실체 없는 걱정이요. 즐거우려고 간 공연에서 지휘자가 질문할 걱정을 하다니 정말 쓸데없지 않나요? 설령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한들 어떻습니까? 다른 관람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니잖습니까.
이런 걱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인 거죠. 걱정이 걱정을 낳는다는 말은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걱정에 대비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냥 자기 자신을 놓아버리면 됩니다. 그 상황에 놓아버리는 거죠. 뭐 어때? 하면서 말이죠.
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생각을 뿌리쳐도 됩니다. 그리고 생각하는 것이죠. 실체가 있는 걱정인가?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