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과 돈 많이 버는 일

by 자몽

어린 시절 나는 어른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왜 재미없는 일을 하며 꾸역꾸역 삶을 살아가는 걸까.

돈이 전부가 아닌데, 돈돈돈 하면서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안타까웠다.


'나는 배가 곯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 좋아하는 일의 극단까지 간다면 돈은 저절로 따라오는 게 아닐까.'


형편이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어도, 낭만이 있는 어린아이였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돈이 적더라도 행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정말 돈이 없어서 당장 생활이 가능할지 여부를 따지는 순간, 좋아하는 일은 금세 휴지조각 같은 가치로 전락해 버린다. 그리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 꿈꿀 수 있는 거라며 씁쓸한 미소를 짓게 된다.


모든 것이 변하더라도 영원할 것 같던 마음조차 휘어질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해야 된대. 저렇게 해야 한대. AI시대에 대체되는 일들은 더는 가치가 없대. 네가 하려는 일은 돈이 안돼.' 이런 말들을 들으면, 내 손에 있는 걸 다 버리고 뭔가를 더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다른 직업들은 돈이 안되니까. 사라질 거니까. AI에 대체되지 않고, AI를 다루는 직업을 가져야만 할 것 같다.

과연 그게 정답일까. 대체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게 전부인 삶.


그렇게 세상의 소리에, 당장의 생활에, 내가 쫓았던 가치들은 점점 멀어져 간다.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던 어린이가 이제는 뼈저리게 그들을 이해하고 있으며, 기어이 그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다.


세상에 막 휩쓸려, 사회에 막 휩쓸려 살아가다 보니 정작 내가 좋아했던 일이 뭐였는지, 변하지 않고 지키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당장을 살아내야 하니까. 이 사실이 꽤나 씁쓸하고, 서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는 여전히 꿈꾸기 때문이다. 휩쓸리지 않고, 자기 가치를 꿋꿋이 지켜내는 사람을 동경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당장을 살아내야 한대도, 현실적인 문제와 세상의 소리에 파묻혀 있어도, 끝내 내가 원했던 삶을 온전하게 살아가고 싶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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