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 메뉴 개발?
남들은 공복 운동을 한다던데 나는 굶고 운동하면 배고파서 운동에 집중을 못하는 거신 들린 인간이라 운동 전에 반드시 뭘 먹고 가야한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속이 거북하니 간단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조건은 세 가지!
①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쓸 것
: 간단하게 먹겠다고 장 보러 가면 안 되잖아? 어차피 새벽이라 문 연데도 없어!
② 국물 없이 가벼운 음식을 만들 것
: 일단 국물이 있으면 배가 불러. 그거 운동할 때 힘들더라고.
③ 건강한 음식일 것
: 건강하려고 운동도 하러 가는데 죄책감 안 들게!
누가 봐도 건강식처럼 보이는 음식이면 좋잖아?
그리하여 냉장고를 열었더니 낫또가 보인다. 낫또를 사서 내가 주로 해먹은 음식은 낫또 비빔밥! 하지만 밥을 먹기 시작하면 또 아주 배부르게 먹을 테니 그건 안되겠고 그래도 낫또는 건강한 식재료니 낫또로 뭘 하면 좋겠군. 배추가 있네? 어라, 이 무순을 쫌 있음 못먹겠는데?
이렇게 눈에 띄는 재료를 꺼내 놓고 어떻게 먹을 것인지를 생각했다.
언젠가 잡지에서 봤던 엔다이브 샐러드의 모양이 떠올랐다. 여즉 엔다이브는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 때 사진으로만 본 엔다이브는 알배추의 잎을 하나 하나 떼어 놓은 것처럼 보였다. 그 잎 하나 하나 위에 뭔가를 올리고 소스를 살짝 뿌린 샐러드였는데 언젠가 배추로 이 비슷한 무엇을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그게 오늘이다!
- 배추의 속잎을 한 장 한 장 떼어내 올리고 낫또와 무순을 올리면 되겠어!
- 소스는 따로 올리는 것 보다 낫또를 소스와 잘 비비면 되겠군!
- 무순까지 올렸는데 뭔가 색깔이 애매하네?
- 빨간색 뭐 없나?
냉장고를 뒤져 빨간색을 찾았다.
방울 토마토 같은 것이었으면 잘 어울리겠지만 때마침 없네?
- 딸기가 있군! 딸기를 올려볼까?
- ‘운동 전 가벼운 건강 음식’에 곁들일 것은? 건강한 음료..?
- 그래! 차를 마시자! 99년 녹인! 오늘은 너로 정했어!
하고 보이차를 우렸다.
상을 차리고 보니 모양도 그럴싸~ 하고 무척이나 건강해 보이는데다가 뭔가 뿌듯하다! 그리고 한 입 먹어보니 얼추 맛도 있다. 하긴 배추가 어디 안어울리는데가 없지.. 배추 넣고 청국장도 끓이는데 모~ 하지만 역시 방토가 더 잘어울렸을것 같군. 그러나!
가끔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놓고 이렇게나 신나 하는 날 보며 성취감엔 역시 창작.이 최고! 이 머리가 일할 때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