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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윤주 Dec 12. 2022

나는 혹시 천재인가?! – 배추 낫또 까나페

아침밥 메뉴 개발?



2021. 1. 20. 수요일     


아니 이런 예쁘고 훌륭한 음식을 만들다니!

나는 천재인가?!     



남들은 공복 운동을 한다던데 나는 굶고 운동하면 배고파서 운동에 집중을 못하는 거신 들린 인간이라 운동 전에 반드시 뭘 먹고 가야한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속이 거북하니 간단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조건은 세 가지!      


①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쓸 것 

     : 간단하게 먹겠다고 장 보러 가면 안 되잖아? 어차피 새벽이라 문 연데도 없어!

② 국물 없이 가벼운 음식을 만들 것

     : 일단 국물이 있으면 배가 불러. 그거 운동할 때 힘들더라고.

③ 건강한 음식일 것

     : 건강하려고 운동도 하러 가는데 죄책감 안 들게! 

       누가 봐도 건강식처럼 보이는 음식이면 좋잖아?     


그리하여 냉장고를 열었더니 낫또가 보인다. 낫또를 사서 내가 주로 해먹은 음식은 낫또 비빔밥! 하지만 밥을 먹기 시작하면 또 아주 배부르게 먹을 테니 그건 안되겠고 그래도 낫또는 건강한 식재료니 낫또로 뭘 하면 좋겠군. 배추가 있네? 어라, 이 무순을 쫌 있음 못먹겠는데?

이렇게 눈에 띄는 재료를 꺼내 놓고 어떻게 먹을 것인지를 생각했다.      


언젠가 잡지에서 봤던 엔다이브 샐러드의 모양이 떠올랐다. 여즉 엔다이브는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 때 사진으로만 본 엔다이브는 알배추의 잎을 하나 하나 떼어 놓은 것처럼 보였다. 그 잎 하나 하나 위에 뭔가를 올리고 소스를 살짝 뿌린 샐러드였는데 언젠가 배추로 이 비슷한 무엇을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그게 오늘이다!     


요게 엔다이브임!


- 배추의 속잎을 한 장 한 장 떼어내 올리고 낫또와 무순을 올리면 되겠어! 

- 소스는 따로 올리는 것 보다 낫또를 소스와 잘 비비면 되겠군! 

- 무순까지 올렸는데 뭔가 색깔이 애매하네? 

- 빨간색 뭐 없나? 


냉장고를 뒤져 빨간색을 찾았다. 

방울 토마토 같은 것이었으면 잘 어울리겠지만 때마침 없네? 


- 딸기가 있군! 딸기를 올려볼까? 

- ‘운동 전 가벼운 건강 음식’에 곁들일 것은? 건강한 음료..? 

- 그래! 차를 마시자! 99년 녹인! 오늘은 너로 정했어! 


하고 보이차를 우렸다.      


상을 차리고 보니 모양도 그럴싸~ 하고 무척이나 건강해 보이는데다가 뭔가 뿌듯하다! 그리고 한 입 먹어보니 얼추 맛도 있다. 하긴 배추가 어디 안어울리는데가 없지.. 배추 넣고 청국장도 끓이는데 모~ 하지만 역시 방토가 더 잘어울렸을것 같군. 그러나! 


이런 걸 만들어내다니, 난 혹시 천잰가?     


가끔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놓고 이렇게나 신나 하는 날 보며 성취감엔 역시 창작.이 최고! 이 머리가 일할 때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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